롯데주류의 과감한 도전

2017.03.06 11:38:17 호수 1104호

있어도 나올 판에… 꾸역꾸역 골목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롯데주류가 맥주전문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외식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업황마저 좋지 않아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다. 여기에 골목상권 논란까지 불거질 여지가 있어 잠재적 리스크도 상존하는 상황이다.



롯데주류가 자사의 상품 클라우드를 앞세운 생맥주전문점 브랜드 론칭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6월 완공돼 생산을 앞두고 있는 충청북도 충주의 제2 맥주공장의 물량을 맞추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찬바람 부는데…

최근 롯데주류 맥주부문 사업은 초라했다. 롯데주류는 2014년 4월 클라우드 출시 이후 소비자 호평에도 불구하고 맥주시장 점유율 확대에 애를 먹고 있다. 한때 10%를 웃돌 것으로 기대됐던 점유율이 현재는 3%대 초반까지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돈다.

돌파구는 생맥주전문점이었다. 롯데주류 및 <브릿지경제>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외식 프랜차이즈 컨설팅 업체인 리앤리에프엔비홀딩스와 신규 생맥주전문 프랜차이즈 론칭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주류가 생맥주업계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 우선 부진한 업황이다. 최근 생맥주전문점은 매장 수가 감소하는 등의 부침을 겪고 있다.


실제 국내 맥주전문점 가운데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한 ‘치어스’가 지난해 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도 했다. 치어스는 최근 생맥주전문점의 어려움을 그대로 반영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치어스가 제출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13년 전체 242개에 달하던 매장 수는 이듬해 231개로 줄었고 2015년에는 196개까지 쪼그라들었다. 가맹본부의 재무상황도 악화됐다. 2013년 말 매출액 159억9785만원, 영업이익 10억1130만원이던 치어스는 2년 후인 2015년 기준 13억8158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들 철수한 맥주전문점 사업 추진
업계 불황에 상권 논란 극복 과제

다른 맥주전문점들 역시 외형이 축소되면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생맥주전문점 비턴의 매장 수는 2013년 123개에서 2014년 158개로 외형 성장에 성공했으나, 2015년 154개로 소폭 줄었다. 맥주바켓 역시 지난 2013년 68개, 2014년 64개, 2015년 58개로 매장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와바 역시 2013년 181개, 2014년 144개, 2015년 122개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주류의 무모해 보이는(?) 선택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급증하게 되는 맥주 생산량을 해소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소비처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롯데주류의 충주공장이 6월부터 가동을 시작하면 생산물량을 급증한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말 충청북도 충주 제 2맥주공장을 준공하고 지난달부터 시범운영 중이다. 충주 메가폴리스에 6000억원을 투자한 제 2 맥주공장은 연간 20만㎘ 규모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다.

제 2맥주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롯데주류의 맥주 생산능력은 연간 10만㎘에 30만㎘로 늘어난다. 기존 생산량보다 3배가량 늘어난 셈. 따라서 늘어난 맥주 생산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새롭게 론칭하는 생맥주전문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증가한 맥주 물량의 안정적 소비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빠르게 수입맥주와 수제맥주 쪽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반입된 수입맥주는 22만508t으로 2015년 17만t에 견줘 29% 증가했다.

문제는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다. 막강한 유통망을 갖춘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롯데주류가 중소 맥주프랜차이즈 및 개인사업자와 경쟁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비교적 중소기업 및 개인 사업자가 많은 생맥주전문점에 대기업인 롯데주류가 참여하는 것이 정서상 이질감이 들 우려가 있다. 롯데주류는 이미 서울과 부산 두 곳에 클라우드 비어스테이션이라는 맥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롯데주류가 적극적으로 매장 확장에 나설 경우 중소상인들의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과연 성공할까

롯데주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전화통화에서 “현재 생맥주전문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은 맞다”면서도 “영업 콘셉트나 전략은 아직 결정된 게 없어 골목상권 침해 여부도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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