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대통령 형제는 용감했다”

2011.04.28 15:49:14 호수 0호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청와대에서 모교인 동지상고(현 동지고)의 동문회를 개최했던 일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동문회는 동지상고 뿐만 아니라 같은 재단의 동지여상, 동지중, 동지여중 출신 인사 200여 명이 참석, 대규모 행사로 치러졌다. 이들은 행사 당일 청와대에 도착해 정원인 녹지원과 전통 한옥 건물인 상춘재 등을 구경하고 내외빈 접견 장소인 영빈관에서 대통령 내외와 오찬을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동지상고 9회 졸업생 자격으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참석했으며, 이 대통령의 친형이자 동지상고 4회 졸업생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그러나 이번 동문회에 참석한 동문 대다수가 포항에 사는 이들이었던 데다, 인근 대구·경북·부산·경남에 거주하는 이들도 일부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영남권을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냐는 것이다.

오찬 중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역점 사업과 동문회에 대한 청와대의 적극적인 지원 부탁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의혹에 살을 더했다.

또한 내년 총선과 관련, 이 의원의 사전 선거운동 의혹까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의원총회에서 호된 비판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은 그냥 넘기려고 했는데 대통령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말문을 열더니 “우리나라의 가장 망국적인 것이 지연과 학연이다. 그런데 역시 대통령 형제는 용감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인사는 고소영, 심지어 4대강 공사도 동지상고생들이 다 해 먹었다. 그런데 대통령 형제가 동지상고 출신들의 동창회를 청와대에서 했다. 이 자리에서 포항의 현안 문제까지 논의했다고 한다. 형님예산이 지금도 부족한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청와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도 했다’고 했다. 그랬으니까 대통령 당선되고 정권교체 됐지 않은가. 단군시대 때 한 일을 따지면 뭐하나”고 반문하며 “자기가 안해야 한다. 용감한 형제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자. 역시 대통령 형제는 용감했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도 “청와대가 무슨 한정식집 이름도 아니고, 언제부터 동문모임 장소로 각광받기 시작했는지 모를 일”이라고 질타했다.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는 “과학벨트 입지 선정 발표를 앞두고 대통령이 대구·경북(TK)지역 광역단체장과 비밀회동을 하고, 포항 동지상고 동문을 청와대에 불러 비밀모임을 갖는 것은 노골적인 TK편 들어주기 행보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집권 2년차인 2004년 11월7일 부산상고 동문 부부 2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 다과회를 가진 것이 알려지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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