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시장 지각변동

2017.02.27 09:45:06 호수 0호

가격과 맛까지…수제버거가 뜬다

햄버거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국내에 알려진 뒤, 1979년 10월 소공동에 롯데리아가 국내 최초로 개점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정크푸드라는 오명을 덮어쓰면서도 소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였고, 그에 따라 다양한 햄버거 브랜드가 등장해햄버거는 국내 패스트푸드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1인, 2인 가구 수와 맞벌이 부부 가구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햄버거 수요 또한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웰빙 트렌드에 맞는 ‘마미쿡’ 등 수제버거 브랜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웰빙 트렌드

롯데리아에 이어, 1988년 맥도날드 햄버거가 처음 들어왔을 때 사람들은 열광했다. 국내 기업이 그런 맛을 낼 수 있는 기술이 없던 시절이었다. 개발도상국으로 선진 해외문화를 받아들인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이처럼 한국 햄버거 시장은 지난 35여년 동안 미국계 ‘맥도날드’와 두산그룹이 미국 브랜드를 빌려와 2012 년까지 운영했던 ‘버거킹’,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리아’ 세 곳이 주도했다.

2010년 이후 LG의 아워홈에서 론칭한 ‘버거헌터’, 신세계푸드가 미국에서 로열티를 주고 들여온 ‘자니로켓’, CJ푸드빌의 ‘빕스버거’, 매일유업의 ‘골든버거 리퍼블릭’, 대형 할인마트 기업 홈플러스의 ‘메가버거’, 일본서 들여온 ‘모스버거’ 등 대기업들이 햄버거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이들은 로드숍 위주로 운영하는 기존의 세 곳과 달리 계열사나 관계사가 운영하는 백화점·할인마트·대형쇼핑몰, 또는 대형 빌딩과 시설에서 식당가나 푸드코트에 햄버거 매장을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대부분 수제버거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다. 현재 한국 햄버거 시장의 규모는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햄버거 시장의 추세는 기존 패스트푸드형 햄버거 브랜드의 매출 성장과 새로운 수제버거 시장의 성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수제 햄버거는 중심상권에서 고가로 판매됐다. 가격대가 7000~8000원부터 1만원이 넘어 대중화에 실패했다. 맛과 품질은 좋지만 가격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했다. 또 그 당시만 해도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햄버거 브랜드도 주로 중심상권에 입점하고 있었다. 배달도 하지 않았다.


틈새시장에서 저렴한 가격과 맛으로 승부
건강한 패스트푸드 햄버거 원하는 소비자

이러한 틈새를 뚫고 ‘맘스터치’가 등장, 학교 앞 등 골목상권에 입점하는 수제버거&치킨 전문점 콘셉트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맘스터치는 3000원대 수제버거를 골목상권에서 선보이면서 학생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시간을 내서 시내 중심가로 나와야 먹을 수 있던 수제버거를 가까운 동네에서 패스트푸드 햄버거와 비슷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파괴적 혁신을 이룬 것이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급성장하고 있는 수제버거 브랜드는 마미쿡이다. 론칭한지 2년도 채 안 돼 100호점을 넘어섰다. 마미쿡은 일반 햄버거가 대부분 냉동가열 패티 방식으로 조리하는 데 비해 엄마의 마음을 담아 프레시한 생고기 패티를 5~10분간 조리해 맛과 육즙이 살아 있는 수제 햄버거를 내세운다. 냉동육이 아닌 천연 소고기 패티를 쓰고, 감자 또한 매장에서 직접 잘라서 튀기는 등 ‘신선함’을 앞세운 콘셉트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마미쿡의 슬로건은 ‘느리지만 건강합니다’이다. 두툼한 스테이크 패티와 매운 핫소스 맛이 일품이다.

반면 주 메뉴의 가격은 3000원대로 저렴하다. 마미쿡이 수제 프레시 햄버거를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본사가 햄버거 재료의 제조와 생산 그리고 유통까지 가능한 공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인기 메뉴인 ‘마마통살버거’로 손님 주문 즉시 튀겨내기 때문에 맛이 뛰어나며 부드러운 육즙이 살아있다.

햄버거 시장이 정크푸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건강한 음식으로 거듭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도 새로운 버거 기업들이 등장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웰빙 버거’를 앞세워 등장한 쉐이크쉑(Shake Shack)과 인앤아웃버거(In-N-Out Burger)가 그 주인공이다. 그들은 ‘신선함’을 앞세운 콘셉트로 소비자들을 휘어잡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에 들어온 쉐이크쉑버거는 첫날부터 대박을 터트리더니 아직도 그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제 국내 햄버거 시장은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소비자들이 패스트푸드 햄버거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여전히 간편식을 선호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건강을 음식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주문 후 조리해서 내놓는 즉석 수제버거가 인기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게다가 만성불황으로 가격민감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 요구 변화

토종 프랜차이즈 수제버거는 쉐이크쉑버거보다 가격경쟁력 면에서 훨씬 앞선다. 따라서 맛과 품질을 지속적으로 높여가야 한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인기 있는 메뉴는 벤치마킹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맛과 품질이 비슷하다면 가격을 보고 선택할 것이다. 국내 시장을 잘 방어하고 힘을 키운다면, 변혁기에 처한 글로벌 햄버거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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