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처럼 등장한 1인자 주타누간의 매력

2016.12.26 09:59:34 호수 0호

이미 LPGA는 아시아권 선수들이 접수했다는 자조 섞인 말들이 미국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 선수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2016년을 누구보다 빛낸 아시아 선수는 태국 출신의 ‘주타누간’일 것이다. 아리아 주타누간(20·태국)은 지난달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 클럽(파72/6540야드)에서 끝난 LPGA투어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서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하며 공동 4위에 올랐다.



공동 10위(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에 그친 리디아 고(19·뉴질랜드)를 제치고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CME 글로브 우승으로 인한 100만달러(한화 약 11억8000만원) 보너스 등을 획득했다. 주타누간은 올 한해 여러 타이틀을 두고 리디아 고와 팽팽하게 경쟁해왔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는 더욱 부각됐다.

데뷔 2년 만인 올 한해 주타누간은 정말 많은 것들을 이루었다.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포함한 시즌 5승,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CME 글로브 우승까지 주타누간의 발자취는 그야말로 굉장했다. 주타누간은 그간 수많은 시련을 감내해야 했다. 2013년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연습 라운드 도중 어깨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고 8개월간 재활을 거쳐야 했다. 경기 면에서도 그랬다. 그는 탁월한 장타를 비롯한 빼어난 기량을 갖추고도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는 징크스가 있었다.

올해의 선수상·상금왕 석권
시련 끝에 획득한 값진 열매

2013년 ‘혼다 LPGA타일랜드’에서 선두를 달리다가 경기 막판 트리플 보기를 범해 박인비에게 우승을 내줘 눈물을 펑펑 흘렸다. 2016년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선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3개 홀에서 줄보기를 해 리디아 고에게 우승을 헌납했다. LPGA 루키 시즌이었던 2015년엔 10경기 연속 컷 탈락이라는 부진도 겪었다. 그렇게 많은 시련을 꿋꿋이 견뎌냈기에 2016년 LPGA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다.

지난 5월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 LPGA 통산 첫 우승을 차지하며 태국 선수로는 처음 LPGA에서 우승을 했다. 또 내리 3연승을 거뒀는데, LPGA 첫 우승 후 3연승을 거둔 선수는 지금까지 주타누간 외엔 없었다. 메이저 대회 ‘리코 브리티시 여자 오픈’ 우승컵도 거머쥐며 태국 선수로는 처음 메이저 대회 타이틀도 차지했다. 시즌 5승을 차지한 주타누간은 올 시즌 L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거둔 선수였다.


주타누간은 지난달 18일 CME 챔피언십 1라운드가 끝난 뒤 열린 ‘롤렉스 LPGA 플레이어 어워즈’에서 ‘Heather Farr Perseverance Award’를 수상했다. 이 상은 골프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보이고, 선수로서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기까지 인내, 정신력을 보여주는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동료 선수들이 직접 투표를 해 더 의미가 있었다.

화려하게 시즌을 시작한 리디아 고가 갈수록 기복 심한 성적을 보여준 것과는 달리 주타누간은 올 시즌 출전한 28개 대회에서 ‘톱10’이 16차례였고 컷탈락은 한 번에 그치는 등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LPGA투어의 새로운 강자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또 주타누간은 우드와 아이언만으로도 250야드 이상의 비거리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장타능력을 과시한다. 여기에 올 시즌 숏게임과 퍼팅에서도 발전했고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 단숨에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부상만 없다면 주타누간은 한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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