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대통령 제부’ 신동욱이 말하는 최태민 일가 비화

2016.12.05 11:00:30 호수 1091호

“내 아내 바보 만들려 공작 펼쳤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그의 말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공화당 신동욱 총재는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 뒤에 최태민 일가가 숨어있었다는 정황들을 포착,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그들을 추적해 왔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신 총재는 기다렸다는 듯 판결문과 증언, 녹취 내용 등을 공개하며 격정 토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 공화당 신동욱 총재와 그의 아내 박근령씨는 최태민 일가의 과거 악행을 속속들이 아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이 두 사람은 지난 ‘육영재단 폭력 강탈 사건’ 때부터 최씨 일가로부터 직접적 피해를 입어왔다. 특히 신 총재는 최씨 일가 측으로부터 살해 위협도 수차례 받았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이 불거지기 전부터 신 총재는 “정윤회는 바지고, 그 뒤에는 최순실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세상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 담화가 있은 직후 <일요시사>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한 카페서 신 총재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신 총재와의 일문일답.

- 박 대통령의 담화를 듣고 어떤 기분이 들었나.
▲많이 울었다. 난 그들(최태민 일가)에 의해 불구덩이 같은 곳까지 갔다 왔던 사람이다. 지난 시간 동안 수많은 협박과 살해 위협을 받아왔다. 나뿐만 아니라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들도 협박했으니 말 다했지 않나. 지난 2010년 내 사건 재판 과정을 취재하던 한 일간지 기자도 협박받았다는 사실을 변호사로부터 들어 알고 있다.

- 최씨 일가가 박근혜·근령·지만 3남매를 이간질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로 인해 가장 득을 본 사람이 누구인가. 딱 하나, 최태민 일가뿐이다.

-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그들이 박 대통령 주변에서 이권을 챙긴 정황은 수없이 많다. 일례로 우리가 육영재단 강탈 사건 재판에서 패소한 뒤 임시이사가 재단에 대거 들어왔다. 이와 관련해 당시 감사로 있던 임모씨가 2008년에 11월에 이렇게 말했다. “최태민이라는 녀석의 아들, 손자, 친척들까지 (재단에) 들어왔다. 그 친척이라는 게 웃기는 거다. (자기들끼리) 다 해먹자는 의미다.”


- 충격적이다. 그렇다면 최순실씨를 최초로 알게 된 시점이 언제인가.
▲아내(근령)를 만나고 나서다. 육영재단 감사실장으로 일을 시작한 게 2007년 2월부터다. 감사실장이니 육영재단 사람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된다. 과거 이야기까지 모두 들었다. 그중 최태민과 최순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특히 박 대통령의 5촌 조카 박용철(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형 박무희씨의 장남 박재석씨의 아들)을 통해 많이 들었다.

- 박용철이라면 ‘박근혜 5촌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난 박용수·박용철을 잘 안다. 술도 두 번 정도 같이 마신 적 있다. 경찰은 용수가 용철이를 살해한 후 자살한 걸로 잠정 결론 내렸는데, 이는 말도 안되는 일이다. 용수가 형이지만, 성격이 굉장히 여성스러웠다. 평소 유니섹스 옷을 입고 다녔다.
 

술을 마시는 3시간 동안 말이 별로 없을 정도로 평소 말수가 적은 성격이다. 더욱이 용수는 용철이로부터 보호를 받던 사람이다. 용철이는 거구다. 절대 용수가 용철이를 죽일 사람이 아니다. 아니, 죽일 수가 없다. 그래서 난 (용수가) 타살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 박용철의 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내가 구속되고 나서 정확히 2주 후 서울 구치소 라디오를 통해 용철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 “(용철이가) 나 대신에 갔구나. 내가 만약 구속되지 않았다면 내가 죽었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9년간 협박·살해위협 주장 “힘들었다”
“최태민 손자까지 육영재단 유입” 증언

- 박용철이 살아생전 어떤 말을 해줬나.
▲하루는 파고다공원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데 전화해 “화장실 다녀오고 나서 따진 막걸리를 절대 먹으면 안 된다”고 말하더라. 내가 용철이에게 “왜 막걸리를 버리냐”고 묻자 용철이는 “막걸리에다 누가 약을 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날엔 “막걸리 먹고 집에 갈 때 어두운 데 가면 안 된다”고 하더라. “중국 조선족이 들어올 수 있다”면서 말이다. 지금도 밤길 걸을 때마다 머리가 쭈뼛쭈뼛 선다.

- 그동안 수많은 일들을 겪었다. 육영재단 폭력 강탈 사건, 중국 청부납치테러 사건, 청담동 납치테러 사건, 마약음모 공작 사건 등 일련의 말하지 못할 고초를 겪었는데 왜 그들의 타깃이 됐다고 생각하나.
▲표적은 내가 아니었다. 내 아내였다. 그들 입장에서 내 아내는 바보가 돼야 하고 이상한 여자가 돼야 한다. 사회로부터 매장을 당했어야 하는 것이다.

-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최순실씨와 관련해 어떤 반응인가.
▲최씨가 구속되던 날 우리 아내는 측은하다고 말하더라. 저런 일을 겪으려고 지난 세월 우리 가족을 그렇게 괴롭히고 언니를 속이고 남편을 망쳤느냐고 말이다.

- 박 전 이사장은 최씨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 것 같은데.
▲딱히 그렇진 않다. 최씨가 우리 아내를 많이 피해 다녔다.

- ‘최순실 사태’로 최태민 일가의 민낯이 세상에 알려졌다. 당사자 중 한 명으로서 느낌이 어땠나.
▲지난 9년이란 세월 동안 그 누구도 나를 믿어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가 지금까지 말한 건 모두 사실이다.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두 형제(박근혜·지만)에게 누가 될까봐 가슴에 묻었다. 그래서 박 대통령과의 소송 전에서 상고를 포기했던 것이다. 만약 내가 상고를 진행해 박근혜 당시 후보가 선거에서 졌다면 모든 일을 내가 안고 가야 했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들이 느껴졌다. 그래도 참았다. 심지어 중국 사건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을까 고민도 했었다. 그런데 내가 만약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 그들(최씨 일가)은 나를 정신병자로 몰고 갈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내가 녹취한 내용을 보면 그들이 내 아내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겠다고 말한 기록이 있다. 그들에 의해 난 밀리고 밀려 부산 공사장서 일용직으로도 일했다. 벼랑 끝까지 간 것이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진실은 밝혀졌다.


<chm@ilyosisa.co.kr>


[신동욱은?]

▲경상남도 산청 출생
▲국민통합21 공동발기인
▲백석대 광고마케팅학부 겸임교수
▲<선경일보> 사장
▲공화당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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