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통계]사랑과 결혼에 관한 5가지 도발 질문

2011.03.22 11:07:07 호수 0호

“배우자의 바람, 한 번은 참는다”

내 남자 혹은 내 여자의 ‘바람’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상상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더욱이 최근에는 기혼자들의 ‘애인 만들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는 의식마저 팽배하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가운데 대한민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사랑과 결혼에 관한 이색 설문조사가 진행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주에 걸쳐 5가지 도발 질문에 답한 대한민국 성인남녀의 머릿속을 들여다보자.

“다른 여자 생기더라도 가정은 지켜야” 70%
44% “진짜 사랑한다면 유부남도 상관없어”

대한민국 성인남녀 1만3676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의 첫 번째 설문은 ‘남편 혹은 남자 친구의 바람, 단 한 번 단순히 즐기는 것이라면 쿨하게 용서할 수 있다’였다. 이에 대해 절반이 넘는 50.2%(6867명)의 응답자가 ‘용서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한 번은 참는다

불륜과 외도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를 쉽게 접하면서 애인 혹은 배우자의 ‘바람’에 대해 다소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가 앞서기도 하지만 실제 현실을 사는 대부분의 성인남녀는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전업주부 강모(36·여)씨의 경우 남편의 첫 외도를 용서해줬다가 두 번, 세 번 ‘바람’ 피우는 것을 추가로 알게 됐다.

이와 관련 강씨는 “처음에는 싹싹 빌면서 용서를 구하더니 횟수가 거듭될수록 뻔뻔해졌다”면서 “지금까지 참고 살았으니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이혼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설문,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유부남이어도 상관없다’는 질문에 44%(6021명)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여성들의 달라진 이성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유부남임을 알고 상대의 가정을 깨지 않는 선에서 교제를 하는 것과 유부남이 이혼하기를 바라고 교제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일단 사랑한다면 유부남이어도 상관없다는 부분은 일맥상통한다.

일각에서는 전자의 경우, 사랑이 아니라 섹스파트너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하지만 당사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유부남과 교제 경험이 있는 이모(29·여)씨는 “물론 잠자리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부남과의 교제라고 해서 잠자리가 전부는 아니다. 일반 커플처럼 만나서 밥을 먹고, 영화도 보는 등 데이트를 즐긴다. 문자와 전화로 다투기도 하고 화해도 한다”면서 “물론 유부남과 교제했다는 것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교제 시작 당시부터 상대방의 가정을 깨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단지 사람이 좋아 만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결혼 후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더라도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설문에 79.5%(1만891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가정’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평범한 30대 유부남 조모(36)씨는 “최근까지 만나던 여성이 있었다”면서 “아내 외에 다른 여성을 만나 교제를 하면서 단 한 번도 가정을 깰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키우느라 나보다는 아이에게 관심이 쏠리는 아내에게 서운한 감정도 들고 외로움을 참지 못해 다른 여성과 교제를 하기도 했지만 교제에 앞서 유부남임을 항상 밝혔다”면서 “사랑보다는 우정에 가까운 교제를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바람을 피운 남성의 아내들은 자식을 위해 이혼하기보다는 형식적이더라도 가정을 지키는 편을 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모(29·여)씨는 “아직 현실로 다가오진 않았지만 남편에게도 얘기한 적이 있다”면서 “만약 남편이 바람을 피우다 적발되더라도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갈라설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아빠의 존재 유무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남편은 포기하더라도 아이의 아빠 역할은 포기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네 번째 설문 ‘남편 혹은 남자 친구에게 여자가 있음을 알게 됐을 때, 그녀를 만나보고 싶은지’에 대해 묻자, 9971명에 해당하는 전체 72.9%가 ‘그렇다’고 답했다. 내 남자의 여자에 대해 궁금해 하는 여성의 심리를 그대로 드러낸 설문이라 할 수 있다.

이 설문에 응한 여성들은 “대체 내 남자의 어떤 점이 좋은지 궁금하다” “지금의 감정이 정말 진실한 건지 궁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남편 혹은 남자 친구의 또 다른 여자와 친구가 될 수 있느냐’고 묻자, 전체 응답자 중 5671명(41.5%)이 ‘그렇다’고 답했다. 내 남자의 여자에 대한 호기심과 한 남자를 공유한다는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는 것.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20대 후반의 한 여성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과거 남자 친구가 바람을 피웠고, 상대 여성이 궁금한 나머지 직접 전화를 걸었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물었는데 너무도 당당한 상대 여성의 태도에 할 말을 잃었던 기억이 난다”면서 “이후 남자 친구가 울면서 용서를 구했지만 상대 여성과의 통화 내용이 떠올라 남자 친구를 차마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누굴까?

또 다른 여성은 “아이러니 하지만 남자 친구와 헤어진 후에도 친구처럼 지냈다. 이후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났지만 어색하지 않게 동석하기도 했고, 당시 남자 친구의 여자친구와는 마음이 잘 통해 따로 만나고 연락할 정도까지 친해졌다”고 말했다.

사랑과 결혼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지고, 결혼의 필요성마저 흐려지고 있는 가운데 전해진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사랑과 결혼에 대한 개개인의 생각 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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