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건강 위협하는 대장암

2011.03.22 09:41:57 호수 0호

서구식 식습관이 불러온 불청객

직장인 고모씨(44)는 3개월 전부터 배변 시 출혈이 있어 동네 근처의 내시경전문병원에서 대장내시경과 조직 검사를 한 결과 직장암으로 진단받았다. 고씨는 좀 더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 근처의 큰 대학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항문 끝에서 7cm 위쪽 지점에 발생해 간으로까지 전이된 직장암 4기로 확진 받았다. 이렇듯 최근 고씨처럼 직장암 및 대장암 환자가 꾸준하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사업 2009년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암의 총 발생자 수는 16만1920명이었다.
그 중 대장암은 남녀를 합쳐서 연 평균 2만558건이 발생했다. 전체 암 발생의 12.7%를 차지하는 수치다. 최근 10년 새 2배가량 증가한 것.

특히 남자에서는 위암(18.1%)에 이어 대장암 순이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위암은 전체 남성 암의 25%를 차지했지만 대장암과 전립선암의 빈도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 중년 이후의 남성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10년 새 2배 증가

이 같은 대장암의 증가 원인으로 현대식 생활문화와 서구화된 식생활을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육체노동의 기회가 많았으나 현대에는 금융, IT 산업이 발달하면서 앉아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반면 과다한 칼로리 섭취의 기회는 더욱 늘어났다. 운동 부족과 과다한 칼로리 섭취가 국내 대장암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간소화기센터 이봉화 교수는 “대장암의 초기 증상으로는 선홍색의 피가 대변에 묻어 나오는 혈변이다”며 “치핵이나 치열과 혼동하기 쉬운데 성인에게 혈변이 있으면 반드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직장암이나 좌측결장암이 커지면 배변 습관의 변화로 변비, 잦은 배변, 물변 등이 생긴다”며 “더 진행되면 직장이나 결장이 막혀서 복통이 발생하고 장에서 물 흐르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며 복부도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직장암이나 결장암의 진단이 늦어지면 장 폐색 등으로 응급실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누적된 대변으로 인하여 장 천공이 되거나 복막염이 발생해 생명이 위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

고씨의 경우처럼 대장암 의심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들 중 절반 이상이 대장암 3기 또는 4기로 진행된 상태이며 일반 건강검진에서는 10명 중 2명은 대장암 3기 이상으로 진단된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 5곳에서 2005~2009년 사이에 건강검진센터 수검자 50만8971명 및 외래 방문환자 1만895명 등 총 51만9866명의 대장 내시경 및 위 내시경 검사의 암 진단 양상을 조사한 결과다.

발견됐을 때는 이미 상당히 암이 진행되었다는 뜻이다. 대장암 3기 완치율이 50% 이하이며 4기 완치율은 5%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0기는 100%, 1기는 90%, 2기는 70%가 완치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조기 발견이 관건이다.

이처럼 대장암을 조기 발견한다면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봉화 교수는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채소와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여야 한다”며 “지방, 탄수화물이 많고 칼로리가 과다한 음식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과체중이나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한국인에게 알코올은 대장암을 유발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절제된 음주 습관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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