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 직원 수백억대 횡령사건의 진실 제2탄

2011.03.22 09:05:33 호수 0호

“그들은 모든 걸 알고 있었다”

범행 사실 “모르고 있었다” VS “알고 있었다”
이뤄진 곳은 모 인터넷 주식카페? 직영 카페?



IBK투자증권이 한바탕 몸살을 앓았다. 이 회사 직원이 벌인 사기 행각 때문이다. 일개 대리급 직원이 수백억대에 달하는 돈을 빼돌렸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충격이었다. 그러나 사건은 시간이 흐르자 차츰 뇌리에서 사라져갔다. 하지만 IBK투자증권이 막 병상을 털고 일어나려던 찰라, 몸살은 합병증으로 번졌다. IBK투자증권이 사태를 축소하기 위해 거짓 해명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일요시사>는 ‘IBK투자증권 직원, 수백억대 고객돈 횡령 풀스토리’ 제하의 기사에서 IBK투자증권 직원 횡령 사건의 전모를 짚은 바 있다. 사건은 이렇다.

IBK투자증권 압구정지점에서 근무하던 박모 과장은 고객 42명에게 “고소득을 보장하겠다”며 투자금을 끌어 모은 뒤 앞서 투자한 사람들의 원금과 배당금 지급을 위해 뒤에 투자한 이들의 투자금을 이용, ‘돌려막기식’으로 지급했다. 전형적인 투자 사기 수법이었지만 투자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속아 넘어갔다. 현직 증권사 과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이었다.

이렇게 박 과장이 편취한 투자금은 현재 밝혀진 것만 484억. 박 과장은 이 중 상당부분을 유흥비 등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484억 횡령


박 과장은 전 직장인 우리투자증권에 재직할 당시 큰 투자금 손실을 냈고 고객이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자 배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검찰은 정확한 범행 경위와 피해액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IBK투자증권이 사건을 축소, 은폐하기 위해 거짓 해명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과장의 횡령 사실이 알려진 이달 초, IBK투자증권은 박 과장의 범행이 ‘한 인터넷 주식 카페’에서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해자 대표 A씨는 박 과장이 ‘먹잇감’을 물색한 곳으로 IBK투자증권 압구정지점에서 운영하던 ‘실시간 증권방송 카페’를 지목했다.

A씨에 따르면 압구정지점은 박 과장을 내세워 ‘IBK스탁리더 압구정카페’를 개설했다. 이 카페는 압구정지점 연구원들에 의해 운영됐으며, 이곳 직원들은 사무실 내 방송실에서 차례로 실시간 주식방송을 진행했다. 압구정지점은 방송을 청취하는 조건으로 IBK투자증권 증권계좌 개설을 요구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IBK투자증권의 ‘등잔 밑’에서 모든 일이 벌어진 셈이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IBK투자증권 측 관계자는 “해당 카페에 들어가 봤다”면서도 “홍보팀이 파악한 바로는 ‘인터넷 주식카페’가 맞다”며 기존의 입장을 지켰다.

이와 함께 IBK투자증권이 2년여 동안 박 과장의 범행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한 부분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IBK투자증권 측 관계자는 “지난 2월 박 과장이 금전을 편취했다는 민원을 접수, 박 과장에게 도주하지 말 것과 수사기관의 조사를 권유하고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 과장이 회사의 법인 계좌가 아닌 개인의 은행 계좌로 투자금을 받아 왔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편취 사실을 사전에 알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해자 측의 입장은 다르다. IBK투자증권이 박 과장의 횡령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피해자 중 한 명이 압구정지점의 송모 연구원에게 전화를 걸어 “박 과장이 운용하는 상품이 이상하니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으나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박 과장이 송 연구원의 상사였기 때문에 말을 꺼내지 못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후 압구정지점 한모 지점장은 박 과장이 고객과 트러블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상담을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지난해 IBK투자증권 본사에 민원이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의혹에 묵묵부답

이에 대해 A씨는 “본사와 해당지점이 2년 가까이 몰랐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신고가 되어 미연에 방지할 시간이 있었으나 박 과장과 협의해 사전 조율한 정황이 포착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IBK투자증권 측 관계자는 “2월에 처음으로 민원이 접수된 걸로 알고 있다”며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라며 의혹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