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백만장자서 대통령’ 로열로더 트럼프

2016.11.09 16:51:55 호수 0호

힐러리 누르고 첫 비정치인으로 당선…기득권에 대한 불신 커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침묵하는 다수의 지지를 얻어 ‘제2의 브렉시트’를 일으키겠다.”



8일(현지시각), 백악관의 45번째 주인은 도널드 트럼프에게로 돌아갔다. 트럼프는 자신의 예언을 결국 현실로 일궈냈다.

이날 실시된 미국 대선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트럼프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여유 있게 누르고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당히 당선됐다.

기득권을 향한 미국 국민들의 분노는 백전노장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겐 뼈아픈 패배를, '이단아' 트럼프에게는 승리의 이변을 안겼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후보가 지난해 6월16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만 하더라도 그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 기성 정치인을 제치고 공화당 후보가 된 데 이어 대선에서까지 승리하면서 ‘트럼프 시대’를 열게 됐다.


트럼프는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 성폭행범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멕시코와의 국경지역에 거대한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무슬림 미군 전사자 가족 비하, 음담패설 녹음파일 공개, 성추행 등 악재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지지율에서 한 때 클린턴에 두 자리 수 격차로 뒤지는 등 열세를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최대 장점인 신선함을 내세우며 불리한 선거 판세를 뒤집었다. 트럼프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바로 미국 국민의 기득권에 대한 불신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워싱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트럼프 신드롬을 가능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도 기득권 세력의 일부라는 인식이 확산됐는데, 금권·기득권 정치에 실망한 백인 중산층과 노동자들이 막판 대결집하며 트럼프 승리에 기여했다. 세계화의 여파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이민자 증가로 위기 의식을 느낀 백인과 노동자들은 트럼프에 기대를 걸어왔다.

트럼프는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옹호한 데 비해 자유경제에 대해 적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의 표심을 의식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대표적인 주범으로 한미FTA를 지목해 국내 누리꾼들로부터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번 ‘트럼프 열풍’은 미국 사회에 내재된 갈등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 신(新) 나치주의자, 정치 선동가 등 지난 1년간 트럼프에게는 온갖 부정적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하지만, 주류 정치에 가려있던 트럼프는 논란으로 인해 오히려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

특히 그는 '정치적 올바름'(차별 언행 자제 원칙)을 위해 입에 발린 소리만 하지 않겠다며 자신을 둘러싼 막말 논란을 일축하는 등 당당한 모습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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