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2011.03.08 10:44:27 호수 0호

“홍준표가 뭘 아느냐”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중소기업과 공유해야 한다는 ‘이익 공유제’를 둘러싸고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과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정운찬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사와 나누는 ‘협력사 이익 공유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홍준표 최고위원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 정부의 총리를 지내신 분이 동반성장위를 맡아 대기업 이익을 중소기업에 할당하자는 급진좌파적 주장을 하고 있다”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발, 갈등의 시작을 알렸다.

정 위원장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홍 최고위원의 발언이 전해진 후 “홍 최고위원이 뭘 아느냐”면서 “또 그가 뭐라고 하든 무슨 상관인가”라고 발끈했다.
또한 “‘이익 공유제’는 강제성을 가지고 있거나 대기업에 현금을 달라는 제도가 아니”라면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 협력을 지원하자는 차원의 아이디어일 뿐인데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익 공유제 도입과 관련, 정 위원장은 “청와대·정부와 사전에 교감을 나눈 적이 없다”면서도 “앞으로 잘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익 공유제 도입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당장 정 위원장과 홍 최고위원의 설전이 감정싸움으로 번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홍 최고위원은 지난 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이익 공유제를 둘러싼 정 위원장과의 갈등과 관련, “이익 공유제 대해서 지난번 한 마디 했는데, 정 위원장이 ‘홍준표가 뭘 아나’라고 얘기했더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뭘 아느냐’는 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나는 731부대가 일본의 세균전 부대이고 잔혹한 생체부대였던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비꼬았다.
홍 최고위원은 “국회에 있으면서 8년간 환경노동위원장을 했으며 기재위에도 있었다. 일을 하면서 경제 관련 업무를 좀 알고 있다”면서 “정 위원장이 얘기하는 이윤, 이익을 공유하자는 제도는 정확히 말하자면, 이윤 분배 제도라 할 수 있다. 노사 간 미리 정해진 일정한 기준에서 기업이 종업원에게 임금 외 일부 이윤을 나눠주는 것인데 아무런 상관없는 협력사에도 준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도대체 이익의 일부를 협력사에 주자? 어떤 법 논리 근거로 말 하는 것인지. 어떤 이유로 주장하는지. 사회주의 아래에서 배급하는 거와 다를 바가 있느냐”며 한층 날을 세웠다. 

정 위원장도 멈추지 않을 기세다. 같은 날 정 위원장은 이익 공유제에 대해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초과 이익 공유제는 반시장적이거나 사회주의적인 분배 정책이 아니다. 한국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중요한 과제”라고 재차 강조한 후 “정부가 공정사회를 추진한다면 (이것이) 맞는 정책”이라며 이익 공유제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