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뒷담화]드라마PD B씨 오디션은 유흥주점에서?

2011.03.08 10:29:11 호수 0호

술 따르고 노래해야 드라마 출연(?)

신인이나 연예인 지망생들은 ‘뜨기 위해’ 원치 않는 접대 자리에 불려가, 이른바 유력 인사들 앞에서 굴욕적으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기획사나 캐스팅 권한을 갖고 있는 끗발 있는 유력 인사들에게 소중한 시간과 인권을 짓밟히고 있는 것이다.

매니저나 신인 연기자 무시하는 언행 악명 높아
밤마다 매니저 연락해 유흥업소에서 미팅 제안

올해로 10년차 매니저인 A실장은 최근 기자에게 지난 2009년 한 드라마 외주제작사 PD B씨에게 당했던 황당한 사연을 폭로했다.

당시 미니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던 PD B씨는 평소 힘없는 매니저와 신인 연기자를 무시하는 언행으로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신인 연기자를 데리고 있는 기획사 매니저들은 자사 소속 신인 연기자를 좋은 시간대에 편성이 결정된 미니시리즈에 출연시키기 위해 경쟁적으로 B씨를 찾아가 허리를 숙였다.



오디션 장소로
유흥주점 선택

A실장은 “처음 보는 매니저에게 자동차 열쇠를 주며 세차까지 시킬 정도였다”며 “무시를 당하면서도 오디션이라도 한번 보게 해달라고 간청하는 매니저도 있었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오디션이 잡히더라도 나오는 것은 한숨뿐이었다. B씨가 신인들의 오디션 장소로 강남의 한 유흥주점을 택했기 때문. 당시 미혼이던 B씨는 명문대 출신으로 상당한 재력가 부모를 둔 덕에 고급 차를 몰고 다녔다.

A실장은 “어느 날 밤 B씨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돌이켜보면 그때 가지 말았어야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화의 요지는 ‘지금 신인 연기자를 데리고 이곳으로 올 수 있느냐’는 것. 갑작스러운 연락이었지만 PD가 먼저 전화해 신인 연기자 실물 미팅을 하겠다고 하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A실장은 “부랴부랴 신인 연기자를 미용실에 데려가 머리 손질부터 시킨 뒤 함께 강남의 유흥업소를 찾았다. 그곳은 방마다 화장실이 딸린 룸살롱이었다”며 “B씨는 혼자 있었다. 신인 연기자가 자기소개를 한 뒤 세 사람이 폭탄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고 밝혔다.

B씨의 잔이 빌 때마다 신인 연기자는 두 손으로 공손히 그의 술잔을 채워줬고, 안주도 먹기 좋게 B씨의 접시에 옮겨 날랐다. 적당히 긴장이 풀어지자 매니저 A실장이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졌다.

얼큰하게 술에 취한 B씨가 A실장의 휴대전화에 ‘먼저 일어나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매니저 생활을 하면서 이런 일을 처음 겪은 A실장은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결국 자정을 넘긴 뒤 신인을 데리고 나와 B씨와 헤어졌다. 법인카드도 없었던 A실장은 이날 100만원이 넘는 술값을 개인카드로 결제했다.

술 취하면 매니저에 ‘먼저 일어나라’ 문자 보내
“조연이나 신인들 대부분 건드렸다” 소문 파다

A실장은 “‘이렇게 해서라도 우리 연기자가 캐스팅만 된다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며칠 후 조감독을 통해 결과를 알아봤지만 캐스팅은 불발됐다. 아까운 돈과 시간만 축낸 것이다. 신인 연기자에게도 면목이 없었다”고 말했다.

A실장은 B씨가 여러 매니저에게 이런 방법으로 술 접대를 받았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캐스팅 권한을 가진 ‘갑’의 지위를 이용해 매니저와 신인 연기자를 불러낸 것이다.

캐스팅 통과했어도
안심할 수 없어

캐스팅 단계에서 B씨로부터 밤에 불려나간 매니저가 최소 10명이 넘었고, 신인 여자 연기자를 혼자 두고 자리를 피해준 매니저에게 출연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도 나중에 알게 됐다.

A실장은 “주연 여배우에게는 온갖 아양을 떨면서 힘없는 신인이나 단역에게는 차갑게 군림하는 B씨의 이중적인 태도를 보고 화가 치밀었지만 원래 이 바닥이 다 그런 것 아니냐”고 말하며 분을 삭였다.

A실장은 이어 “그 드라마에는 여주인공의 친구 역과 대사가 있는 조연을 신인들이 맡았는데 대부분 B씨가 건드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이 미니시리즈를 끝으로 외주제작사에서 나와 현재 프리랜서 PD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겸손하고 양심적으로 일하는 프로듀서도 많지만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프로듀서도 적지 않다는 게 매니저와 캐스팅 디렉터들의 증언이다. 신인은 캐스팅을 통과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편집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인은 드라마가 종영될 때까지 프로듀서의 술자리나 회식 제안을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고 한다.

A실장은 “한번 눈 밖에 나면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중간에 하차하거나 편집 과정에 서 가위질을 당할 수 있다”며 “PD의 부당한 접대 요구에 나약하고 힘없는 연기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취약한 수직 구조가 문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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