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수산, 모자의 난 조짐 ‘폭풍전야’

2011.03.08 09:28:31 호수 0호

동원수산에서 ‘모자의 난’이 점쳐지고 있다. 창업주인 왕윤국 명예회장의 부인 박경임씨가 오는 18일 임기가 끝나는 장남 왕기철 대표이사를 이사직에서 퇴진시키고 대신 장녀 왕기미 동원수산 상무를 이사로 선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데 따른 것이다.



박씨는 “장남인 왕 대표이사가 방만한 경영으로 다른 수산 기업과 달리 수년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주주 권익 보호에도 소극적이어서 개인 투자자들을 규합해 표 대결을 통해 왕 대표를 퇴진시키겠다”고 밝혔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씨는 오는 1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통해 장남인 왕기철 대표이사를 이사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장녀 왕기미 상무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겠다는 주주 제안을 내놨다. 왕 대표는 주총이 열리는 18일 이사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박씨 측과 표 대결 결과에 따라 이사직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박씨는 동원수산 상근 감사도 바꾼다는 방침이다. 박씨는 조원희 전 동원수산 상근감사를 감사 후보자로 등록한 상태다. 현재 동원수산 상근감사는 왕 대표 측근인 이상국씨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박씨가 표 대결에서 이길 경우 대표이사와 상근감사가 모두 물러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왕 대표 측은 표 대결까지 가지 않고 원만한 협의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씨는 의외로 완강하다. 박씨는 친아들인 왕 대표가 무책임한 경영으로 회사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2010년 회사 전체 실적에서는 영업 이익이 발생했지만 이는 오징어 가격 급등에 따른 것일 뿐 오히려 동원수산의 주력 사업 부문인 참치 사업에서는 다른 수산 회사들이 수년간 흑자를 기록하는 반면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는 “현 경영진이 들어선 이후 실적 부진이 심각한 수준인데도 현 경영진은 해결책은 고사하고 부진 원인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왕 대표가 자회사인 유왕의 매각 과정에서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씨는 “2010년 7월7일 유왕 지분 51% 중 42%를 왕기철과 그의 조카 왕태현이 인수했는데 이는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안인데도 은밀하게 이뤄졌다”며 “지분 매각 후 유왕은 더 이상 동원수산의 자회사가 아닌데도 동원수산이 유왕에 대한 채무 보증을 추가로 해줬다”고 밝혔다.

박씨의 지분은 4.18%(12만8000주)로 왕 대표 지분(0.50%, 1만5200주)보다 많다. 그러나 왕 대표는 기관 투자자 등 우호 지분이 25% 정도로 알려져 있어 승패를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박씨가 표 대결을 통해 왕 대표를 퇴진시키려면 개인 투자자들과 기관 투자자들을 우호 세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무엇보다 최대 주주인 왕윤국 명예회장의 표심이 관건이다. 왕 회장 지분은 53만 주로 17.3%에 달한다. 하지만 왕 회장은 현재 병 중이어서 주권 행사가 힘들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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