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박원순 시장, 귀하가 총풍사건을 아시오!

2016.10.18 15:50:36 호수 0호

최근 언론에 실린 내용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과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누리당이 송 전 장관 회고록을 근거로 진실을 묻고 있다”며 ‘판문점 총질을 사주한 총풍 사건’을 거론한 뒤, “당신들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그것이 염치다. 죽지 못해 산다는 국민들을 위한 예의다”라고 적었다.’

상기의 내용을 빌면 박 시장은 ‘총풍 사건’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사주로 발생했다고 단정하고 있다.

동 사건은 지난 1997년 12월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 앞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당시 청와대 행정관을 비롯한 3명이 중국 베이징서 북한의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 박충을 만나 휴전선에서 무력시위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동 사건으로 3명은 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대법원서 징역 2~3년과 자격정지 2년에 집행유예 3~5년의 형이 확정된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오래전 정치판을 떠난 필자가 왜 이를 문제 삼는지에 대해 논해야겠다. 이야기는 지난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 사건으로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실 운영부장이었던 필자는 그 해 추석 연휴를 속된 표현으로 ‘조지고’ 말았다.


그 해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이틀 전이다. 당시 석간인 <동아일보>에 기상천외한 기사가 뜬다. ‘한나라당 이회창 비선조직 3명, 대선 직전 북에 판문점 총격 요청’이란 제하로 이 후보가 마치 이를 지시한 듯 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

당연히 당에 비상이 걸렸고 필자는 언론의 동향을 주시하기 위해 오후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모두가 퇴근한 무렵 여직원이 전화를 받고는 상대방이 중요한 일이라 사무총장 혹은 대변인과 직접 통화를 원했다고 했다.

순간 감이 잡혀왔다. 하여 내가 신분과 성명을 밝히고 내게 말씀주시면 안되겠느냐고 답했다. 상대방이 잠시 사이를 두고는 필자가 예감한 동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요약한다.

『사건에 연루된 세 명은 중국서 북한을 상대로 장사하는 사람들에 불과한데, 그들이 북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사실을 인지한 안전기획부에서 그들에게 고문을 가해 한나라당 측이 총격을 요청한 것처럼 사건을 조작했고 그 증거를 세 명 중 한사람의 동생이 가지고 있다.』

이어 그 동생이란 사람의 이름과 다니는 회사까지 정확하게 알려줬다. 물론 전화번호는 가지고 있지 못했다. 통화를 끝내자 통화를 한 당사자가 정보기관에 근무하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김대중정권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직감이 일어났다.

곧바로 그 사람이 지목한 사람을 찾기 위해 필자의 고등학교 명부를 뒤졌다. 다행스럽게도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사람의 직장에 평소 알고 지냈던 동문이 있었다. 그리고 모든 조간 신문이 동 사건을 기정사실화한 그 다음날 어렵게 그 사람을 만나 사건 경위를 확인하고 머뭇거리는 그를 설득해, 고문으로 조작된 동 사건에 대해 기자회견하도록 했다.

지면 관계상 경위는 이만 줄인다. 다만 동 사건은 김대중정권이 들어서자 충성 경쟁서 비롯된 해프닝으로 결론난다. 그런데 명색이 서울시장으로 차기 대권을 넘본다는 사람이 허위사실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일은 묵과할 수 없다.

더불어 필자가 아직도 정치판에 있었다면 동 사건과 그 즈음 발생했던 ‘서울역 집회 방해 사건’에 대해 재조사를 실시했을 터임을 밝힌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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