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문학의 큰 별' 소설가 이호철 타계

2016.09.29 14:15:10 호수 0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분단문학의 큰 별’ 이호철 작가가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이 작가는 뇌종양으로 투병하던 중 병세가 악화돼 지난달 18일 오후 7시30분경 서울 은평구의 한 병원서 생을 마감했다.



1932년 함경남도 원산서 태어난 이 작가는 1·4 후퇴 당시 홀로 남하하면서 가족과 생이별 했다. 이 작가는 1955년 단편소설 <탈향>으로 등단했다.

그 이후 전쟁, 남북 분단 문제 등을 고민하며 장편소설 <소시민> <서울은 만원이다> <남풍북풍>, 중·단편소설 <퇴역 선임하사> <무너지는 소리> 연작소설 <남녘사람 북녘사람> 등의 작품을 남겼다.

이 작가의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동료, 후배 문인, 정치인들까지 고인의 빈소를 찾아 안타까움을 전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최일남 작가는 “고인은 한국문학의 역사를 몸으로 실천하신 분”이라며 추모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호철 선생의 문학과 삶에는 언제나 분단과 실향의 아픔이 절절했다”며 “민주화운동과 시민운동을 할 때 몇 번 뵌 적 있는데 늘 뿌리 잃은 삶의 쓸쓸함과 허허로움이 느껴져 아버지의 삶을 생각하곤 했다”는 내용을 SNS에 게재,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60년간 전쟁·남북문제 천착
은평구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


이 작가는 의식을 잃기 전인 지난 7월 말까지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4월에는 한 언론사에 인민군에 징집됐다가 국군에 포로로 잡혔던 경험을 글로 썼고, 6월에는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열린 ‘이호철 소설 낭독회’에 매주 1회 참석해 독자들과 소통했다.

또 한국문인협회가 발간하는 <월간문학>에 ‘우리 문단의 지난 60년 이야기’를 연재하기도 했다. 한국문인협회 이광복 부이사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총12회에 걸쳐 연재를 해왔는데 유작이 될 줄은 몰랐다”면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유신헌법 개헌 반대 서명을 주도했다가 1974년 문인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혐의로 투옥되는 등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이 작가는 광주 5·18 민주묘지에 영원히 잠들었다.

한편 은평구는 지난달 20일 이 작가를 제36회 은평대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올해로 36회를 맞은 은평대상은 그동안 모두 135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은평구는 지난 8월8일부터 26일까지 각계각층으로부터 후보자를 추천받아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결정했다.

은평구는 이 작가가 토크콘서트, 소설 낭독회 등으로 은평구 문예부흥에 크게 기여한 점을 들어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 작가가 은평구 국립한국문학과 유치 추진위원장으로서 국립한국문학관의 은평구 유치를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등 구정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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