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간 큰 배당 논란

2011.02.15 09:44:55 호수 0호

‘돈 없다’ 노동자 내쫓고 경영진은 ‘돈 잔치’

“경영 어렵다” 정리해고 강행…노사간 대충돌
이 와중에 주식·현금배당 “오너만 살 맛 난다”


한진중공업이 돈잔치를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수백 명을 정리해고하는 와중이라 비난이 거세다. 회사는 “경영이 어렵다”면서 오너 일가가 수십억원의 돈을 챙겨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진중공업의 ‘간 큰 배당’논란 속으로 들어가 봤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2월16일 보통주 1주당 0.01주의 주식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주식 총수는 47만7883주다. 당시 1주당(액면가 5000원) 매매가가 3만6000원 정도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배당 총액은 174억원이 넘는다는 계산이다.

230억원 ‘팍팍’



한진중공업은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가 36.54% 지분을 소유한 최대주주다. 조남호 회장은 0.59%로 2대주주다. 조 회장은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도 46.5%를 갖고 있다. 오너 일가 지분까지 50% 상당이다. 결국 한진중공업이 실시한 주식배당의 최대 수혜자는 조 회장 일가인 셈이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임직원에게 3/4분기까지 1056억원에 이르는 이익잉여금을 배분했다. 특히 사내이사들은 지난해 9월까지 1인당 1억9900만원씩 임금을 받았다. 한진중공업 사내이사는 조 회장을 비롯해 그의 아들인 조원국 상무(조선영업본부장), 송화영 대표이사(건설부문), 이재용 사장(조선부문) 등 4명이다. 이들에게 모두 8억원 정도가 보수로 나간 셈이다.

최근엔 한진중공업의 모회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가 돈잔치를 벌였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지난 1일 공시를 통해 보통주 1주당 200원을 현금배당한다고 밝혔다. 시가배당율은 1.29%며, 배당금 총액은 52억1790만원이다.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 46.5%를 갖고 있는 조 회장이 배당금의 절반가량을 챙긴 것이다.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6억8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6.1%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3.6% 줄어든 32억7000만원을 기록했다.문제는 한진중공업 내부 사정이다. 한진중공업은 경영상의 이유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당장 정리해고를 놓고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노조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전체 생산직 1200명 가운데 1/3에 달하는 400명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이유는 업무량 고갈, 수주경쟁력 저하, 실적 악화 등 경영이 어렵다는 것. 사측은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조선사들은 2∼3년 치의 일감을 확보해 두는 게 일반적인데 2년째 선박 수주를 못하고 있는데다 내년 상반기 물량마저 다 떨어져 회사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조직 슬림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만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경영난 근거 없다”

한진중공업은 희망퇴직 형태로 인원 감축을 실시했고, 지난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 결과 최종적으로 21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사측은 당초 정리해고 예정인원 400명에서 210명을 제외한 나머지 190명에 대해선 예정대로 조만간 정리해고를 단행할 예정이다. 사측의 압박에 노조는 지난해 말부터 숙박 농성, 총파업 등 정리해고 철회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2월 정리해고를 둘러싸고 사측과 충돌하다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는데, 당시 인위적인 구조조정(일방적 정리해고)을 중단하겠다는 사측의 약속이 있었다”며 “사측은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정리해고의 칼을 빼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오너 일가와 경영진이 거액의 배당을 챙기자 노조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두 차례의 주식배당과 현금배당이 각각 정리해고 공문을 보낸 다음 날, 설날 연휴를 하루 앞둔 날 이뤄져 더욱 그렇다.

노조 측은 “경영진은 경영이 어려워 수백 명을 내쫓으면서 거액의 주식·현금배당을 결정했다”며 “회사의 배당은 곧 대주주인 조 회장에게 돌아가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경영난 주장은 근거 없고, 정리해고를 위한 핑계”라며 “한 손으로 정리해고의 칼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론 오너 일가에 돈을 쥐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진중공업 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배당과 구조조정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란 투다. 회사 관계자는 “주식배당을 두고 돈잔치란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현금배당은 했는지 안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사태 일지


 2010년
△12.15 생산직 400명 구조조정 통보
▲12.16  주식배당 결정(174억원 상당)
△12.20 노조 총파업 돌입
△12.24 부산지역 노동계 시민대책위 결성
         1차 희망퇴직 신청자 26명
△12.28 노조, 영도조선소 내 3박4일 철야농성
△12.31 2차 희망퇴직 신청자 총 49명

2011년
△1.3  노조, 부산시청 앞 2박3일간 철야농성
△1.4  야4당 지방의원 대책 마련 촉구
        노사 교섭 돌입
△1.5  사측, 정리해고 명단 통보 연기
△1.6  해고 노동자, 크레인 고공농성 돌입
△1.7  사측, 위로금 높여 3차 희망퇴직 실시
△1.11 희망퇴직 신청자 총 110명(정년퇴직자 포함)
△1.12 사측, 290명 정리해고 통보
        노동부에 정리해고 신고
        노조원 1000여 명 촛불집회
△1.13 이정희 민노당 대표 노조 면담
△1.14 손학규 민주당 대표 노조 면담
△1.18 부산시민대표단 5자 협의회 제안
△1.19 사측, 크레인 시위자 등에 손배 소송 제기
△1.24 노조,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 노숙투쟁 돌입
△1.26 금속노조 2000여 명 규탄 집회
        사측, 5자 협의회 제안 거부
△1.31 4차 희망퇴직 신청자 총 210명
▲2.1  한진중공업홀딩스, 52억원 현금배당
△2.8  사측, 영도조선소 신관 단전, 출입구 봉쇄
△2.10 야4당-금속노조 긴급 토론회 개최
△2.11 최종 희망퇴직 접수
△2.14 사측, 정리해고 단행(예정)

※ ▲는 배당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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