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재벌후계자 체크(22)동국제강 장선익

2011.02.15 09:55:44 호수 0호

‘아들? 동생?’ 둘 중 한 명만 웃는다


한 나라의 경제에서 대기업을 빼곤 얘기가 안된다. 기업의 미래는 후계자에 달렸다. 결국 각 그룹의 후계자들에게 머지않은 대한민국 경제가 걸려있는 셈이다. 잘할 수 있을까. 우리 경제를 맡겨도 될까. 불안하다.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재계 ‘황태자’들을 체크해봤다. 스물두 번째 주인공은 동국제강 장선익씨다.

부자세습론’ 조만간 본격적인 경영수업 예고
‘형제승계론’ 그룹 경영 한 축 동생의 굳히기


1954년 창립 이후 철강 한 우물만 파온 동국제강그룹은 10년 전 3세 경영에 접어들었다. 고 장경호 창업주, 고 장상태 전 회장으로 이어진 경영 바통을 장세주 회장이 넘겨받았다. 그리고 흐릿한 ‘다음 주자’의 실루엣이 드리우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의 후계구도는 ‘부자승계’또는 ‘형제승계’로 압축된다. 2파전 주인공은 장 회장의 아들과 동생이다. 장 회장이 올해 58세로 왕성한 경영 활동을 보이고 있어 그룹의 후계구도를 논하기에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둘의 경쟁구도가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장세주 회장의 선택은?



지금까진 삼촌이 조카를 앞서고 있으나 언제 추월될지 모른다는 게 그룹 안팎의 분석. 업계에서 동국제강그룹의 향후 후계구도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장 회장은 부인 남희정씨와 사이에서 2남(선익-승익)을 두고 있다. 올해 31세인 장남 선익씨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해외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입사를 하지 않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았지만 ‘예비 총수’로서 서서히 지배력을 다지는 형국이다. 이미 ‘신고식’도 했다. 선익씨는 2006년 7월 대학 4학년 재학 당시 여름방학 기간 중 4주간 진행된 동국제강 신입사원 연수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그룹 측은 “선익씨는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인턴사원 교육에 참여했다”며 “동국제강그룹의 역사를 비롯해 철강과 관련된 기본 지식 등을 습득했다”고 설명했다. 선익씨는 올해 학업을 마칠 것으로 보여 조만간 본격적인 경영 수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선익씨가 동국제강에 입사할 경우 ‘4세 시대’의 서막이 열리는 셈이다. 다만 선익씨는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그룹 전통에 따라 평사원부터 차근차근 코스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 회장도 1978년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경리부, 일본지사, 인천제강소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1999년에야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가 회장을 맡은 것은 입사 23년만인 2001년이다. 선익씨는 주요 주주명부에도 이름이 오른 상태다. 동국제강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회사인 동국제강이 계열사들을 거느리는 형태다.

동국제강은 상장사인 유니온스틸(65.11%)과 DK유아이엘(34.82%)을 비롯해 ▲인터지스(옛 동국통운·75.71%) ▲유니온코팅(27.6%) ▲일신U&벤처투자(73.33%) ▲페럼인프라(33.33%) ▲DK에스앤드(5%) 등을 통해 국내 13개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또 ▲Dongkuk Int’l Inc(63.59%) ▲동국(51.08%) ▲IC&IG Holding(NL) B.V.(50%) ▲CSP(51%) 등 해외법인 13개사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계열 분리 시나리오도

결국 동국제강을 장악하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동국제강의 최대주주는 장 회장으로 15.2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선익씨는 0.24%를 보유한 주요주주로, 그 영향력을 점차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 DK에스앤드(15%), 페럼인프라(8.33%) 등의 지분도 있다. 선익씨의 차기 대권 경쟁자는 다름 아닌 삼촌 장세욱 사장이다.

장 회장보다 9살이 적은 장 부사장은 1996년 소령(육사 41기)으로 예편한 뒤 동국제강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해 미국지사, 기술실, 포항제강소, 경영혁신추진본부 등을 거쳐 2004년부터 그룹 전략경영실장(부사장)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말 유니온스틸 사장으로 승진했다. 장 회장과 함께 그룹 경영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장 사장은 동국제강 지분 10.21%를 보유하며 2대주주에 올라있다. 선익씨로선 장 회장의 지분 2/3를 넘겨받아야 장 사장과 비슷한 수준이 될 수 있다.

한마디로 그 전까진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따라서 장 사장의 ‘역습’을 점치는 업계의 시각도 적지 않다.동국제강그룹은 형제 간 경영권을 주고받은 전례가 있다. 장 창업주의 장남 고 장상준 전 회장이 1978년 타계하자 그의 자녀들을 대신해 3남인 장상태 전 회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외무부 차관보, 스웨덴·멕시코 대사, 유엔(UN) 대사 등을 지낸 차남 고 장상문씨는 회사 경영에 뜻이 없었다.

동국제강그룹 후계구도의 또 다른 시나리오는 형제 간 분할이다. 장 회장과 장 사장이 서로 계열사를 나눠 각각 독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 사장은 동국제강 외에도 유니온스틸, 인터지스, DK유아이엘, DK유엔씨 등의 계열사 이사직을 겸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동국제강그룹은 장상태 전 회장이 별세한 뒤 두 동생 장상건, 장상돈 회장이 각각 동국산업, 한국철강을 갖고 계열 분리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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