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그룹 오너 일가 ‘수상한 주식 매도’ 전모

2011.02.15 09:21:50 호수 0호

소액주주 피 빨아먹는 ‘회장님 일가’

주가 올랐다 싶으면 주식 처분해 쏠쏠한 차익
고점매도마다 주가 ‘꼭지’ 기록 투자자들 원성



태평양그룹의 최대주주 일가가 원성을 사고 있다. 주가가 올랐다 싶으면 주식을 처분하는 ‘고점 매도’ 방식으로 호주머니를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기업의 주가가 사실상 ‘꼭지’를 기록한다는 데 있다. 오너일가들은 앉은 자리에서 수억대의 차익을 챙기지만 주가하락 등의 피해는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진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28일 아모레퍼시픽 공시에 따르면 서경배 태평양그룹 회장의 둘째 누나인 서혜숙씨와 그의 남편 김의광씨가 자사 주식 18주와 150주를 각각 처분했다.

김의광씨는 ▲지난해 12월20일 100주 ▲12월22일 50주를, 서혜숙씨는 지난해 12월22일 18주를 각각 매도했다.

앞서 지난해 12월17일에는 서경배 회장의 형인 서영배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공익재단 태평양학원이 지난해 11월29일 우선주 83주를 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11월30일 22주 ▲12월10일 313주 ▲12월13일 189주 ▲12월15일 1052주 ▲12월16일 14779주 등 총 1만6438주를 장내 매도했으며 김의광씨는 ▲지난해 11월30일 50주 ▲12월9일 50주 ▲12월10일 100주 ▲12월15일 50 등 총 250주를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소액주주에 피해


아모레퍼시픽 최대주주 일가의 주식 매도는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작년 하반기 내내 지속됐다. 서경배 사장의 셋째 누나인 서은숙씨는 ▲지난해 6월1일 50주 ▲6월4일 150주 ▲6월7일 100주 ▲6월11일 50주 ▲6월14일 100주 ▲6월15일 50주 ▲6월16일 50주 ▲6월17일 50주 ▲7월16일 139주 ▲8월9일 100주 ▲8월10일 150주 ▲8월24일 50주 ▲8월25일 50주 ▲8월26일 200주 ▲9월3일 100주 등 총 789주를 매도했다. 김의광씨도 같은 기간 ▲6월24일 200주 ▲6월07일 200주 ▲6월09일 50주 ▲6월10일 100주 ▲6월11일 100주 ▲6월14일 50주 ▲7월16일 98주 ▲8월10일 400주 ▲8월24일 100주 ▲8월25일 150주 ▲8월26일 150주 ▲8월28일 102주 등 총 1000주를 매도했다.

또 6월에는 서경배 사장의 조카인 최연식씨가 ▲지난해 6월4일 150주 ▲6월7일 150주 ▲6월15일 50주 ▲6월16일 100주 등 총 450주를 매각했고, 또 다른 조카 최범식씨가 ▲6월16일 33주 ▲6월17일 167주 등 총 200주를 처분했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의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009년말 49.63%에서 현재 44.47% 까지 줄어든 상태다.

서경배 회장이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 ‘태평양’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서혜숙씨는 지난달 28일 200주를 장내 매도했고, 태평양학원은 우선주 1만329주를 매도했다고 지난달 17일 공시했다.

최대주주 일가의 주식 매도는 주가의 단기 상승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의 주식 매입 시점을 감안하면 주식을 팔기만 해도 앉은 자리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주주 일가의 움직임을 보는 이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자 주식 처분은 악재로 받아들여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그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4월 78만원에 거래되던 아모레퍼시픽 주식은 6월15일 처음으로 100만원대에 진입한 데 이어 9월에는 약 122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9월 주식처분 공시가 나오면서 주가는 조정기에 들어섰다.
다시 120만원대 부근까지 회복한 연말에도 잇따른 지분 처분 공시로 시장 심리가 악화됐고 주가는 연이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태평양의 주가도 마찬가지다. 지분 매각 공시 이후 하락 곡선을 그렸다.

LG생건과 대조

여기에 부진한 실적과 중국 사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까지 겹치면서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결국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10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황제주’ 왕관을 내려놓는 굴욕을 맛봐야했다. 지난 9일 아모레퍼시픽은 전거래일 대비 0.61% 내린 98만원에 거래를 끝냈다. 지난 8일 이후 이틀째 100만원 아래로 밑돌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 최대주주 일가의 고점매도 행태가 화장품 업계 경쟁사인 LG생활건강과 대조를 이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대주주나 회사 임원들은 오히려 주식 매입에 나섰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는 지난달 30일 자사주 8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으며, 이영혜 사외이사도 두 달 사이 18주를 추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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