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지사 조동빈의 안타까운 죽음

2016.09.22 14:44:24 호수 0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애국지사 조동빈 옹이 지난 20일 투신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조 옹은 충남지역 애국지사 가운데 최고령으로 알려져 있다. 향년 92세.



충남 천안동남경찰서에 따르면 조 옹은 이날 오후 3시55분쯤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에 소재한 아파트 화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조 옹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 옹이 아파트 10층 난간에서 스스로 몸을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조 옹은 투신하기 전 아파트 난간에 한동안 걸터앉아 있었다. 주민들이 이를 발견하고 내려오라고 만류하고 119 구조대에 신고했지만, 조 옹은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상황이다. 조 옹은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것과 관련해 가족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알려졌다. 경찰은 조 옹이 건강 악화에 따른 신변 비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천안 최고령 독립유공자
아파트 난간서 뛰어내려

평양서 태어난 조 옹은 1945년 일본 도쿄에서 중학교에 다니다 강제 징용을 거부하고 상하이로 건너간 뒤 광복군에 입대했다. 광복군은 1940년 9월17일 중국 충칭에 이전한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통일된 군사 활동과 외교 활동을 위해 조직된 부대다.


조 옹은 광복군에서 임시정부 선전과 재정자금 조달책으로 활동했다. 또한 일제의 주요 시설을 폭파하는 비밀 군사훈련을 받기도 했다. 조 옹은 광복군 활동의 공로로 1963년 대통령 표창, 1990년에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조 옹은 지난해 3월 천안의 목천고에서 열린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조 옹은 목천고 학생들의 재능 기부로 제작된 소녀상에 헌화했다.

조 옹은 지난해 8월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이었던 새누리당 정종섭 의원이 자택을 방문해 태극기 배지를 달아주던 때, 광복군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조 옹은 “해마다 열리는 광복군 동지회 행사에 빠지지 않고 나갔었는데 몸이 좋지 않아 3년째 못 갔다”면서 “이제 광복군 동지들도 몇 명 없어, 내가 제일 어렸으니까. 누가 있어야 서울에 가지”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