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자 폭탄 할인의 비밀

2016.08.29 12:08:54 호수 0호

혜택은 수입차 고객이, 부담은 국산차 운전자가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수입차 할인판매와 국산차 보험료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혜택은 수입차 고객이 받고, 부담은 국산차 운전자가 진다는 것.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30대 자영업자 A씨는 수입자 폭탄세일 소식에 깜짝 놀라 곧바로 인터넷을 뒤졌다. 수입차 가격 검색을 해보니 ‘견적을 싸게 내주겠다’는 사이트와 블로그가 상당수 있었다.




견적을 제공하는 업체마다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차이가 났다. 대부분 6000만원대 차량을 기준으로 1000만원 이상의 할인을 내세웠다. 여러 중개업체로부터 견적을 받아 본 A씨는 1260만원을 깎아주기로 한 OO모터스에서 BMW 520d를 구매했다.

20% 할인도

주요 수입차 브랜드의 5∼6월 현금구매 시 할인액을 조사해본 결과, BMW, 아우디, 벤츠구매 시 모두 6000만원 이상 모델에서 1000만원대 고액할인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입차 1위 모델인 BMW 520d의 할인액은 세부모델에 따라 1260만∼1350만원에 달했다. 판매가 대비 할인율이 20%에 육박한 셈이다. 아우디의 인기모델인 A6 역시 할인액이 932만∼1378만원에 달해 할인율이 13.6∼20%나 됐다.

수입차 고액 할인은 공식수입사가 제공하는 공식 프로모션과 수입차 딜러가 제공하는 비공식 할인으로 구성된다. 할인액 대부분은 딜러사가 제공하는 비공식 할인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높은 할인으로 고객을 유인한 뒤, 할인으로 인한 손실은 판매 후 비싼 부품값과 공임 등 수리비로 메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 고액할인 행사
비싼 부품값과 공임 등 수리비로 회수

수입차 딜러들은 직영서비스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들 수입차 딜러들의 정비 부문 매출이익률은 차량판매 이익률보다 최대 4배 이상 높다. 독일계 수입차 브랜드 4개사와 렉서스 등 주요 수입차 딜러사 12개 업체의 차량판매 매출이익과 정비부문 매출이익(부품판매+공임)을 조사해본 결과, 10개 업체의 ‘정비매출 이익률’이 ‘차량판매 이익률’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통 사후 서비스 수준이 돼야 할 정비부문 이익률이 본업인 상품판매 이익률보다 높게 나온 것이다. 또 보험개발원의 2014년 기준 수입차와 국산차 1대당 평균수리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외제차의 부품값은 198만4000원으로, 국산차 43만원의 4.6배에 달했다. 수입차 공임비 역시 49만원으로 국산차 24만3000원에 비해 2배나 비쌌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딜러들이 제공하는 파격 할인은 판매 후 비싼 부품값으로 회수하기 때문에 수입차 고객들은 앞으로 이익보고 뒤로 밑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진짜 문제는 수입차 고객이 받은 할인 혜택의 원천인 딜러의 수리비 수입(정비수입) 상당부분이 수입차 고객이 아닌 국산차 운전자 보험료로 충당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차량 수리의 대부분은 차량 간 접촉사고에서 발생된다. 수입차의 경우 수리비는 상대적으로 매우 비싼 데 반해 납부하는 보험료는 이보다 적다. 이렇다 보니 보험사들은 수입차 수리비의 상당부분을 국산차 운전자의 보험료로 메워 넣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2014년 기준으로 수입차의 총수리비(렌트비 포함)는 1조2369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수입차 운전자가 낸 보험료는 9241억원에 불과하다. 모자라는 3128억원은 국산차 운전자 보험료로 충당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1000만원대 고액 할인은 수입차 고객이 받고 이를 가능케 한 수입차 딜러의 수리비 수입은 국산차 운전자 보험료가 상당부분 부담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수입차 수리비 국산차 보험이 충당
결국 국산차 보험료로 메워 넣는 셈

혜택은 수입차 고객이 받고, 부담은 국산차 운전자가 지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수입차의 부품값과 수리비가 인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식 수입사가 수리비를 낮출 경우 딜러의 직영서비스센터 차량 정비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어 지금과 같은 고액 할인 판매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따라서 고액 할인을 수리비로 보충할 수 없게 된 딜러사와 공식수입사간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

때문에 비싼 수입차 수리비를 낮추기 위해 부품가격정보공개와 대체부품제 활성화 같은 여러 가지 정책을 마련해온 정부의 기대와 달리 수입차 부품가격 인하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모자란 수리비를 수입차 운전자에게 부담지울 수 있도록 수입차 보험료를 현실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그간 수입차 수리비를 대신 부담해왔던 국산차 운전자 보험료는 낮춰야 국산차와 수입차간 보험료 불균형문제가 해결된다는 주장이다.

보험료 개선해야

보험 전문가는 “지금까지 수입차의 비싼 수리비가 보험사기와 대물배상금액 상승 등 많은 사회문제를 발생시켜 왔는데, 이는 결국 수입차 고객이 받는 고액 할인을 국산차 운전자가 부담하는 문제로까지 귀결되고 있다”며 “수입차 보험료를 올리든지 국산차 보험료 내리든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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