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8·27전대> 공약은 온 데 간 데…흥행도 글쎄?

2016.08.25 10:29:58 호수 0호

친문·반문·호문·도문 등 계파전 양상 여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를 불과 이틀 앞둔 가운데 흥행에 빨간 불이 켜진 모양새다. 사실 8·27전대의 흥행 부진은 이미 전부터 예견돼 왔던 부분이기도 하다.



태영호 주영 공사의 귀순,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 등으로 정국이 눈코뜰새 없이 바쁜 상황인 만큼 어쩔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8·27전대가 여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데는 외적인 영향도 없지 않겠지만, 예비경선 흥행에 실패했다는 점도 간과하지 못할 부분으로 꼽힌다.

특히 추미애, 김상곤, 이종걸로 이어지는 당권 주자들의 당내 인지도나 장악력 또한 흥행 파급력을 일으키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분위기다.

게다가 세 후보들이 내세우는 불을 뿜는 정책이나 공약의 경쟁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친문(친 문재인)·반문(반 문재인)은 물론 호문(문재인 호가호위)·도문(도로 문재인)까지 온갖 종류의 '문'으로 도배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정작 전대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지만, 정작 후보들이 앞장서 '문'을 외치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이다.


'문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부문은 당대표 경선이다. 먼저 추미애 후보가 선두서 문심잡기를 위한 '친문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추 후보는 특히 "1등 후보를 지켜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문 전 대표를 공식 대선주자화하고 있다. 추 후보는 MBC 시사프로그램 <100분토론>서 "1등 후보가 좌절하는 모습을 국민과 당원들에게 모이고 싶은가, 그게 역동적 경선이냐"며 문 전 대표를 비호했다.

김상곤 후보도 "문 전 대표를 호가호위한다는 '호문'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모두 문 전 대표에게 큰 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 추 후보가 문 전 대표를 돕는 게 아니라 표 획득에 이용하고 있다고 공세했다.

이종걸 후보는 여기에 '도문(도로 문재인)'이라는 단어를 추가했다. 더민주가 친문 일색의 차기 지도부를 구성할 경우 '도로 문재인, 도로 친문당'이 되면서 호남 지지를 영영 잃고 대선 승리도 요원해진다고 주장했다.

당대표 후보들이 이처럼 온갖 종류의 '문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자연스레 전대 초점도 친문이냐 아니냐, 또는 친문이 지도부가 되는 게 맞느냐 아니냐로 옮아가는 형국이다. 결국 이번 8·27전대도 새누리당 8·7전대와 다를 바 없이 계파전 양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당대표 후보들이 문 전 대표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 당선만 생각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문심을 신경쓰지 않을 수는 없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있다. 한 더민주 관계자는 "시도당위원장 경선만 봐도 친노·친문 싹쓸이급이 아니냐. 온라인에선 친문 지지자들이 당선 리스트까지 만들어서 돌리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최고위원 선거 역시 문심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문 전 대표가 4·13 총선 과정서 영입한 인사들이 온라인 권리당원 중심의 친문 지지자 표심을 꽉 잡고 있다. SNS에선 추미애·양향자·김병관 후보를 묶어 '추양관'으로 칭하며 짝짓기 투표를 추진하는 모습도 읽힌다.

여성최고위원 부문에 출마한 양향자 후보는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로 총선서 천정배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와 맞붙어 낙선했지만, 온라인 권리당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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