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그룹 천북관광단지 개발 진실공방

2016.08.24 19:39:25 호수 0호

'1조 프로젝트' 비판적 시각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큰 기대를 안고 출범한 천북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심상치 않은 구설을 양산하고 있다. 이제 겨우 밑그림만 그려진 상태지만 몇몇 사람들은 사업 추진의 진짜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고 있다. 원안대로 조성사업이 이뤄질지조차 알 수 없다는 의문도 제기된다.



지난 5월2일 경상북도와 태영그룹은 경주시 천북관광단지 조성사업에 1조200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경주시 천군동, 암곡동, 천북면 일대 764만㎡(230만평) 부지에 2022년까지 SBS촬영장·엔터테인먼트·생태수목원·호텔·콘도·테마파크·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게 기본 취지다.

골프장 만들기?

천북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경북도와 태영그룹이 지난해부터 수차례에 걸쳐 협의를 거치며 공들인 결과물이다. 태영건설은 조성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운영은 블루원이 맡는다. 두 회사 모두 태영그룹의 계열사다. 경북도는 천북관광단지가 조성되면 8500명 수준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경기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경주는 완벽한 관광인프라와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한 국내 최대 관광지”라며 “명실상부 최고의 종합휴양 관광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천북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장밋빛 청사진으로만 비쳐지는 건 아니다. 일각에선 이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지조차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태영그룹은 경주시 천북면 일원에 골프장 건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사업 착수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그사이 사업 허가 기간이 만료됐고 태영그룹은 허가를 연장하기에 이른다. 허가가 연장됐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2017년 10월이면 연장된 허가 만료 기간도 끝난다. 사실상 골프장 조성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표된 사안이 바로 천북관광단지 조성사업이다. 몇몇 사람들이 관광단지 개발은 허수일 뿐이고 태영그룹 측이 시간 끌기에 나섰다는 지적을 하는 이유다. 표면상 관광단지를 앞세웠지만 종국에는 골프장만 들어설 것이라는 계산이다.

관광단지 조성이 과연 계획했던 시일 안에 이뤄질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표면상 천북관광단지는 2022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을 뿐이고 윤곽만 희미하게나마 그려져 있는 상황이다.
 

기타 변수까지 고려하면 사업기간 변경, 혹은 사업 축소까지 생각해봄직하다. 심지어 경북도와 맺은 MOU의 효력이 도지사의 임기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목소리마저 나오는 형국이다.

말로만 관광단지? 시작과 함께 구설수
골프장 조성 꼼수 지적…적법한 절차?

인근 주민은 “알게 모르게 미심쩍은 시선으로 천북관광단지 조성사업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며 “일전에 계획됐던 골프장 건립사업이 사실상 좌초되면서 의구심은 더욱 증폭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북관광단지 운영을 맡게 될 블루원 측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골프장 사업이 계속 연기된 건 토지매입과 관련해 시일이 좀더 소요됐을 뿐이고 효율적인 개발을 도모하는 과정서 전반적인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수립됐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천북관광단지 조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에서부터 실천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히고 있다.

블루원 관계자는 “천북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기존 골프장 건립을 확장한 문화시설의 개념”이라며 “지역 관광사업 활성화, 토지이용 효율성 등을 감안해 지자체와 충분히 상의했다. 관광단지 조성에 대한 내용을 초창기부터 대대적으로 알린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논란거리는 토지 형질변경에 대한 의문점이다. 경북도와 태영그룹은 천북관광단지 개발지구 일대에 2000억원 고급 빌리지를 조성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과도한 특혜가 주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즉, 천북관광단지를 내세워 골프장 허가를 연장시키고 지자체의 행정 지원을 받아 고급 빌리지를 조성한 뒤 차익으로 골프장 사업을 계획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서도 블루원 측은 왜곡된 사실이라고 항변했다. 이 지역은 현재 인허가를 진행 중이고 지자체의 허가에 따라 적법한 절차대로 조성계획이 이뤄졌음을 거듭 밝히고 있다. 오히려 당초 콘도 계획을 전원주택단지로 바꾼 것도 관광객 유입에 따른 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진짜 속내는?


블루원 관계자는 “고급 전원주택 건립 내용은 지역주민들과 몇 차례에 걸쳐 내용을 전달했고 이를 지지하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며 “회사 측에서도 주민들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내린 결정인데 생각지 못한 논란이 불거진 것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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