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청와대 호화만찬 설왕설래

2016.08.22 10:43:26 호수 0호

국민들 어려운데 청와대는 신선놀음

[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되는, 그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청와대 호화만찬을 둘러싼 논란입니다.



국민들이 어려워도 청와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난 11일 부르는 게 값인 특급 요리들이 올라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신임지도부 초청 오찬에서다.

부르는 게 값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정현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이 대표를 위해 박 대통령이 특별히 준비했다는 냉면에 관심이 쏠렸다. 이도 잠시. 냉면에 가려졌던 나머지 메뉴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민심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송로버섯, 캐비어샐러드, 샥스핀찜, 능성어, 바닷가재, 한우갈비, 훈제연어…’

하나같이 최고급 식재료의 고가 코스요리다. 특히 ‘땅속의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송로버섯의 경우 사이즈에 따라 수천만원에서 최대 억대까지 호가한다. 시중 인터넷 쇼핑몰에서 중국 운남성 송로버섯 50g이 5만6000원, 100g이 11만2000원, 1kg이 112만원 정도로 판매되고 있으며 한 오픈 마켓에선 500g당 15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샥스핀(상어 지느러미 요리)도 도마에 올랐다.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송로버섯보다 샥스핀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멸종 위기에 놓인 상어 보호 필요성과 지느러미만 잘라내고 몸통은 버리는 야만적인 어업 형태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퇴출되고 있다”며 “청와대 오찬 메뉴에 이 요리가 등장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 자리에선 전기요금 누진세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화 메뉴는 이 주제와 맞지 않아 더욱 논란이 됐다. 이에 네티즌들은 강하게 분개하고 나섰다.

송로버섯·캐비어·샥스핀…특급 코스요리
최고급 음식 먹으면서 서민들 누진세 논의

‘나라가 어려우면 임금도 반찬을 줄였지요. 근데 실컷 드세요. 다만 이젠 진짜 코스프레는 하지 마세요. 국민만 보고 간다느니, ∼을 당부한다느니, 초당적 협조가 필요하다느니…그런 말들 좀 하지 마세요. 속이 거북합니다’<cyt7****>

‘국민은 이 더위에 누진세 무서워 에어컨도 못 틀고 잠도 설치는데 긴팔 옷들 입고 잘들 먹었단 말이지? 더 이상은 안되겠다. 참는 것도 한도가 있다’<kore****>

‘국민 정서를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국민들 사는 모습 정말 임금의 마음으로 단 한 번만이라도 돌아봐 주세요. 다같이 더불어 잘 살아야 그 나라가 오래 가는 거 아닌가 싶네요’<skma****> ‘서민들 생활과는 전혀 상관없는…그들만의 축제를 즐기고 있다’<bgki****> ‘비싼 거 먹었으면 제발 밥값 좀 해라’<kshk****> ‘김영란법을 적용해야 한다’<tmxp****> ‘아∼진짜 욕밖에 안 나온다’<navi****>

초호화 오찬이 논란이 되자 청와대는 “송로버섯, 캐비어 관련 메뉴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음식재료로 조금 쓰인 것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유명 인사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조선시대 임금도 가뭄, 혹서 등으로 백성이 고생할 땐 감선령을 내렸다. 고통을 분담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백성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조선시대 임금도 알았다’<전우용 역사학자> ‘송로버섯 식탁에서 읽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메시지는 국민의 눈에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본 것은 민심의 강 건너에 있는 궁전의 식탁이었다’<유창선 시사평론가> ‘전액 다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청와대 만찬은 김영란법의 대상이 안 되냐’<김광진 전 의원>

나라의 임금이…

‘한동안 무지한 백성과 흉측한 역도들 때문에 심기가 불편했는데 상선이 당수가 돼 돌아왔으니 여왕 폐하의 어심이 기쁨으로 충만하셨으리라’<조국 서울대 법학교수>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논란의 송로버섯은?

땅속의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송로버섯 세계 3대 식재료 중 하나다. 국내에선 맛보기 힘든 식재료이기도 하다. 송로버섯은 견과류 같이 생겼다. 잘 알려진 상황버섯보다 크기가 작고 색이 회색이다. 우리나라에선 나지 않는다. 주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의 떡갈나무 숲 땅 속에 자실체를 형성한다. 지상에선 발견하기 힘들다.

매우 강한 향을 지녀서 다른 재료와 섞어 놓으면 그 재료에 향을 옮기므로 가루를 내어 요리에 이용한다. 보통 푸아그라 요리에 첨가하는데, 송로버섯의 향미와 푸아그라의 향미가 어울려 독특한 맛을 낸다. 송로버섯은 한방에서 손발이 저리고 힘이 없는 사람과 소화기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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