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왕이 된 노숙인 강영준씨

2010.12.21 11:48:45 호수 0호

저축왕의 소박한 꿈, “귀농하고 싶다”

서울서 자영업 하다 실패, 1997년 전국 떠도는 노숙 시작

10여 년간 노숙인 생활을 하던 50대 남성이 2년6개월간 자활근로활동에 참여, 열심히 저축한 결과 ‘노숙인 저축왕’ 자리에 올랐다.

수원 리-스타트(자활)사업단에서 일하고 있는 강영준(53·가명)씨는 경기광역자활센터가 도내 7개 노숙인자활사업단 자활근로 참여노숙인 62명을 대상으로 선정한 저축왕 11명 가운데 대상을 수상했다.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던 강씨는 사업에 실패하면서 1997년 집을 나와 전국을 떠돌며 노숙인 생활을 시작했다. 수차례 재기를 꿈꾸며 강릉 등에서 자활근로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날이 대부분인 탓에 목돈을 모으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강씨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다짐을 하고 2008년 5월 수원으로 옮겨와 마음을 다잡고 자활근로를 시작했다.

수원 리-스타트사업단에서 다른 동료 노숙인 14명과 함께 전자 및 자동차부품 조립 자활근로를 시작한 강씨는 월급 80여 만원에 가끔 월 6~10만원 정도의 성과급을 받았다.

노숙인 쉼터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별다른 생활비가 필요하지 않았던 강씨는 월급의 거의 전액을 꼬박꼬박 저축했고, 2년6개월만에 2200여 만원을 모았다. 이 돈으로 지난 4월에는 1500만원짜리 전세방을 얻어 독립도 했다.

한편, 노숙인 저축왕 선발대회 시상식은 지난 15일 경기바이오센터 회의실에서 진행됐으며, 이날 강씨는 “더 열심히 노력하고 저축할 계획”이라면서 “돈을 좀 더 모아 시골에 작은 집이라도 사서 조용하게 살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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