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은밀한 이야기 ‘자위의 세계’

2010.12.14 10:15:58 호수 0호

“섹스 못하는 남성보다 ‘자위’가 사랑스러워”

여성들에게 있어 가장 큰 성적 금기 중 하나는 ‘자위’라고 할 수 있다. 남성들의 자위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성들이 자위를 할 경우 ‘음란한 여자’라는 비난이 쏟아지기 일쑤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은 자위라는 것을 대화의 주제로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20대라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쑥스러움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미혼과 기혼을 막론하고 상당수의 여성들이 자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자위라는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또 남성들이 보는 여성의 자위란 어떤 의미일까. 자위를 둘러싼 남녀의 서로 다른 생각, 그리고 여자들끼리도 하지 못했던 여자들의 은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20대 여성 65% 이상 자위하는 것으로 나타나
자위 관련 여러 낭설 여성들을 더욱 위축시켜


실제 취재진이 만났던 상당수의 여성들은 자위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그러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나쁘지는 않지만
죄의식은 여전

한 설문조사에서는 20대 여성 65% 이상이 자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5살난 딸아이의 엄마인 김모 주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솔직히 자위 생각이 간절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이를 낳은 뒤로는 성욕이 과거보다는 더 늘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남편의 몸을 생각하다보면 나만 일방적으로 내 주장을 하는 것도 힘들다. 매일 파김치가 되어집으로 돌아오는 남편에게 어떻게 섹스를 정기적으로 요구할 수 있겠는가. 그러다 보면 자위를 통해서라도 욕구를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이 그리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직장 여성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 5년차인 캐리어우먼 김모양의 이야기다.

“아직 남자친구가 없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성욕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려면 결국 자위라는 것 밖에는 없다. 우리같이 평범한 여자들이 남자들처럼 성매매를 할 수도 없는 것이고 술집에 가서 남자를 만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어떤 의미에서 섹스 파트너가 없는 나 같은 여자에게는 자위가 가장 손쉽고 경제적이고 빠른 해결방법이다.”

그런데 여자들이 정작 금기시 하는 것은 욕구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욕구를 달성하는 방식의 문제다. 자신이 자신의 손가락으로, 혹은 그 외의 특정한 기구를 활용해 성적인 쾌락을 느끼는 행위를 하면서 마치 죄를 짓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상당수의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순결 이데올로기’라는 측면에서 여성의 성이 상당수 억압을 받아왔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술집 여자’들이라고 불리는 나가요 아가씨들도 비슷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비록 가끔씩 2차를 가서 남자들과 섹스를 하기는 하지만, 차라리 그때 남성들이 좀 섹스를 잘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혼자 방 안에 앉아서 자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때로는 마치 내가 죄를 짓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자위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 부끄러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는 여성도 있다.

“여자도 섹스를 하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것을 남자도 없이 혼자서 해결한다는 것은 많은 커플들이 북적대는 식당에서 혼자 외롭게 밥을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남들이 볼 때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부분에 있어서 민망하고 부담스러운 것이다. 사실 가장 정상적인 해결방법은 사랑하는 남자와 섹스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안 되니 불쌍하게도 혼자서 자위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자영업자 박모씨)

여성 자위에 대한
잘못된 편견

때로 어떤 여성들은 자위에 대한 잘못된 의학상식과 편견마저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자위를 자주하게 되면 여성 성기의 특정 부위가 늘어나게 되고 색깔도 검어진다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이는 의학적으로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지나친 자위는 정상적인 섹스에서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는 낭설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불감증 치료를 위해서 자위를 권하는 경우도 있으니 자위와 정상적인 오르가즘 사이의 관계가 밀접한 것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여성들이 이러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또 일부 여성들은 자위로 인한 자극에 지나치게 중독될까봐 미리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다.

‘자위’와 ‘섹스’는 별개, 각각의 장·단점 있어 균형감 중요
성적 판타지 펼칠 수 있는 ‘자위’로 최상의 오르가즘 느껴

“자위를 하게 되면 남성과의 섹스가 재미 없어 질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남성의 둔탁한 성기보다는 자신의 몸을 잘 아는 자신이 스스로 하는 것이 성감대도 잘 찾아내고 원하는 자극을 제대로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이렇게 되면 쾌감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에 중독이 되면 일반적인 남성과는 성관계가 힘들어지고, 더욱이 남성들에게서 자위를 하는 것만큼의 즐거움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되면 남성들을 자연스럽게 기피하게 되고 자위만을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별로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비교적 자위를 하더라도 소극적으로 하게 되고 때로는 더 즐거움을 얻고 싶어도 ‘여기서 이제 그만’이라고 스스로 절제하는 경우도 생긴다.”(직장 여성 박모양)

하지만 경험자들은 ‘자위’와 ‘섹스’는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남자들은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하다. 여자와 섹스를 하는 기분과 자위를 하는 기분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2회 정도의 자위를 한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야 아직 미혼이지만 남자들은 결혼을 한 이후에도 자위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는 섹스 파트너가 있다. 하지만 섹스 파트너하고만 섹스를 하는 것은 재미없는 일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계속해서 먹으면 질리기도 하고, 심지어 맛이 없어지기도 한다. 물론 자위도 그렇게 자주 하면 마찬가지겠지만 어쨌든 이 둘을 적절히 섞어가며 균형감 있게 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위의 경우 특히 내가 원하는 시점에, 내가 원하는 충분한 상상을 하면서 쾌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과의 섹스와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

자위와 섹스는 별개
각각의 장점 있어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여성도 마찬가지다. 특히 남자와 여자는 섹스를 통해 오르가즘을 느끼는 방식에서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자위효용론’을 주장하는 여성들마저 있다.

“섹스를 잘 모르는 남성들은 여자를 만족시켜주기 보다는 자기 스스로 만족을 하고 끝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럴 경우 여성들은 불만이 쌓이게 마련이고 언제나 욕구불만인 상태로 있게 된다. 사실 애초부터 섹스라는 것을 하지 않고 욕구불만인 것보다 하긴 했는데 욕구불만인 것이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심하다. 그러니 이런 경우에는 남자보다 자위가 훨씬 더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 역시 자신만의 판타지를 자유롭게 생각하면서 자신의 몸에 대한 충분한 배려를 하면서 최상의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자위를 더욱 선호하는 여성도 있게 마련이다.

사실 여성들의 경우 자위에 관한 한 아직까지 보수적인 인식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과거보다는 훨씬 많은 여성들이 이를 긍정적으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행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섹스 못하는 남자’는 여자들에게 ‘찬밥’ 신세가 될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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