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자이언트> 종영 화제 조명

2010.12.14 09:32:50 호수 0호

시청률 고공행진 이유 있었네


SBS 창사 20주년 특별드라마 <자이언트>가 지난 7일 60회를 끝으로 7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1970~80년대 서울 강남 땅 개발기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이 드라마는 중·장년층과 젊은층 시청자의 지지를 골고루 얻으며 30%가 넘는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자이언트> 종영 후 남긴 화제를 조명해봤다.

이범수·정보석·박상민 등 ‘연기력 호평’
건설업계 배경…이명박 대통령 미화 논란

방송 초반 MBC <동이>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자이언트>가 뒷심을 발휘한 데는 이범수, 정보석, 박상민, 황정음, 주상욱 등 주·조연 배우들의 열연이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숱한 역경을 헤쳐나가는 주인공 이강모 역의 이범수는 청년 강모를 시작으로 삼청교육대와 제임스 리를 거쳐 한강건설 사장에 오르는 과정을 폭 넒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표현했다.



주·조연 배우들의 열연

이범수는 2년간 침체에 빠졌던 SBS의 월화드라마를 살려낸 일등공신이 됐고, 오는 31일 열리는 2010 SBS 연기대상의 강력한 수상후보자로도 떠올랐다.
사실 이범수가 맡은 이강모 역은 원래 그의 것이 아니었다. 김명민에게 먼저 제안이 갔으나 출연이 불발되면서 캐스팅 2순위였던 이범수에게 돌아갔다.

이범수는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에 강하게 끌린다”며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다. 그 정도의 지명도가 있는 스타가 다른 연기자에게 먼저 출연제의를 했던 역할을 받아들이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런 그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광고 섭외는 물론, 각종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도 출연제의가 밀려들고 있다.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남긴 이는 조필연 역의 정보석이다. 정보석은 국민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바보 사위 역할을 벗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들어간 <자이언트>에서 소름끼치는 악역본능으로 시청자들의 미움과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전작에서 보여준 코믹한 모습과 달리 밑바닥까지 내려간 악한 조필연을 200% 소화했다.

극 초반 부모를 죽인 원수를 향한 복수라는 진부한 설정에 대한 비판에도 정보석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은 쏟아졌다. 악랄함의 결정판을 보여주는 열연 덕에 시청자 게시판에는 “조필연은 언제 죽느냐”는 항의 글이 끊이지 않았을 정도다.

박상민은 <자이언트>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켰다.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박상민은 이후 수많은 작품을 했지만 <장군의 아들> 때만큼의 인기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자이언트>에서 박상민은 카리스마 연기에서 지적장애인 연기까지 훌륭히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극의 무게를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하며 <자이언트> 인기의 원동력이었다.

극 초반 캐스팅 논란에 시달렸던 황정음과 주상욱도 드라마를 통해 한 단계 도약했다.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그룹 슈가 때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은 황정음은 <자이언트> 초기 정극 연기 논란이 있었다. 무거운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밝은 목소리로 시트콤 연기를 하느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조민우(주상욱)와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연기로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켰다. 황정음은 <자이언트>를 통해 본격적인 연기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두 사람의 애절한 로맨스는 자칫 남자들의 이야기로만 여겨질 수 있던 드라마에 말랑한 재미를 더했고, 여성 시청자들을 흡수하는 데도 한 몫을 했다.
<자이언트>는 중견 조연을 대거 등장시켰고 이들도 드라마가 사랑 받는데 한 몫을 했다. 이문식, 송경철, 임혁, 문희경 등 이들의 맛깔스런 연기가 있기에 지금의 <자이언트>가 있다.

‘배신자’에서 이강모의 심복으로 다시 태어난 박소태 역의 이문식과 박소태와 함께 강모 옆에서 힘이 되고 있는 남영출 역의 송경철은 구수하면서도 코믹한 연기로 극의 재미를 더한다. 큰돈으로 정계는 물론 재계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백파’ 임혁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도 색다른 볼거리였으며, 죽음으로 극을 떠난 황태섭의 아내 오남숙 여사를 열연한 문희경도 빼놓을 수 없는 조연이다.

이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중견 연기자들이 적재적소에 배치,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자이언트>는 건설업계를 배경으로 성공한 남자의 이야기란 줄거리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을 모델로 한 것이 아니냐는 구설과 함께 첫 방송을 시작했다. 방영 전부터 확산한 이 같은 논란은 드라마의 기획 의도를 전하는 데 실패하면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아야 했다. 여기에 월드컵 중계로 결방되면서 극의 흐름이 끊기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극 초반 루머에 고전

연출을 맡은 유인식 PD는 “근거 없는 루머로 인해 방영 초기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들이 솔직히 많았다”면서 “다행히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오해는 상당 부분 불식됐다”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유 PD는 이어 “근거 없는 루머와 선입견을 오로지 내용으로 불식시킬 수밖에 없던 과정은 아득하고 외롭게 느껴졌다”며 “시청자의 힘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깨어져 가는 과정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말도 못하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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