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 무사히 날 수 있을까

2010.12.07 09:45:03 호수 0호

와이즈에셋자산운용, ‘설상가상’에 떠는 사연


올 겨울은 와이즈에셋에게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 될 듯하다. 899억 규모의 옵션거래 손실 ‘폭설’을 맞아서다. 어찌나 추운지 사시나무 떨듯 하고 있다. 여기에 된서리까지 맞았다. 수십억에 달하는 횡령사건이 불거져 나온 것. 그야말로 설상가상인 상황이다. 여기에 일각에선 파산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와이즈에셋은 과연 올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을까.

899억원 규모의 옵션거래 손실에 ‘휘청’
직원횡령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재기불능’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899억원 규모의 옵션거래 손실을 내고 사실상 정상적인 운용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와이즈에셋이 운용하는 사모펀드 ‘현대와이즈다크호스사모파생상품 1호’와 관련, 옵션 11월물 만기일에 법정 펀드투자한도를 초과해 무모한 투자를 감행한 게 화근이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사모펀드는 펀드 설정액의 5배까지 투자가 허용된다. 하지만 다크호스 펀드는 설정액의 360배가 넘는 것은 물론이고 투자가 허용된 법정한도의 73배가 넘는 4조5000여억원을 베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 운용 못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옵션만기일인 지난달 11일 2조756억원이던 와이즈에셋의 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19일 4221억원으로 급감했다. 불과 6거래일 만에 1조6535억원이 줄어든 것.
법인 머니마켓펀드(MMF) 뿐 아니라 공모형, 사모형 가릴 것 없이 자금이 빠져나갔다. 설정액 ‘0’원으로 아예 해지된 펀드도 속출했다. 이 같은 전방위적 ‘펀드런’으로 와이즈에셋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파산설까지 흘러나올 정도다. 한 업계관계자는 “회사가 망가져도 펀드 투자자들은 돈을 받아갈 수 있겠지만 앞으로 운용할 사람도 없고, 이렇게 상태가 안 좋은 운용사에 돈을 맡길 사람도 없으니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직원횡령까지 겹치면서 와이즈에셋은 사실상 재기불능 상태가 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지난달 26일 와이즈에셋 경영지원팀 간부 손모씨가 회사자금 38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손씨는 회사 계좌의 잔액증명서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공금을 꺼내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와이즈에셋이 899억원의 손실을 입고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횡령혐의가 드러나자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와이즈에셋 측은 지난 19일 손씨를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은 즉각 손씨를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회사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와 함께 손씨의 소재지 파악에 나선 상태다.
이와 관련 와이즈에셋 측 관계자는 “고객자산 횡령이 아니고 은행에 맡긴 회사의 고유자금을 빼돌린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위탁자금을 정상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펀드에 투자한 자금은 운용사가 아닌 수탁 금융사에서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당장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운용사는 생명은 ‘평판’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와이즈에셋의 ‘펀드런’이 가속화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횡령사건으로 정작 불똥이 튄 것은 손실금을 대납한 하나대투증권이다. 회수 가능한 자본금이 크게 줄어든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와이즈에셋의 옵션거래 손실금 899억원 가운데 760억원을 대납한 상태다. 하나대투증권이 회수 가능한 가장 확실한 자금은 와이즈에셋의 자본금인 100여억원이었다. 하지만 직원횡령으로 38억원이 사라지면서 회수금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게다가 현재까지 횡령액이 모두 드러난 것도 아니다. 와이즈에셋 관계자는 “문제의 직원이 갖고 있는 명세에 38억원 잔액이 없어서 신고한 것인데 정확한 금액은 더 들여다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불똥은 하나증권에

한편, 지난 2000년 출범한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04년 현대증권이 와이즈에셋 구주주 지분 33%를 인수해 2대주주로 참여한 회사다.
당시 현대증권은 출자금 38억2800만원으로 주당 인수가격 5800원에 지분을 매입했다. 현대증권과의 전략적 제휴 강화를 위해 사명을 ‘현대와이즈자산운용’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다시 설립 초기 사명인 ‘와이즈에셋자산운용’으로 재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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