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입담에 구설수 오르는 연예인들

2010.11.30 10:32:22 호수 0호

이것도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토크쇼나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 TV에서 방송되는 연예인들의 사생활 폭로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조심스러워야 할 사생활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쏟아낸다. 이 과정에서 불똥을 맞은 피해자도 생겨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쯤 되면 TV 프로그램에서의 폭로전은 이슈를 넘어 공해다.

이응경 vs 전남편 ‘불륜 공방’ 점입가경
이경실 “여자 후배에게 굴욕 당했다” 공개

탤런트 이응경-이진우 부부와 이응경 전 남편 최씨의 ‘불륜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논란은 지난 11월19일 이응경-이진우 부부가 출연한 SBS <좋은 아침>이 방송되면서 시작됐다.
이날 이응경은 방송에서 “전 남편과의 결혼은 모두 거짓이었다. 19세에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지만 전 남편은 나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고, 내 이름으로 사업을 해 빚을 떠 안고 이혼했다”고 밝혔다.

방송이 나간 후 전 남편 최씨는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 “이응경씨는 가면과 위선을 벗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이어 “나와 결혼 생활을 하며 불륜을 저질러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까지 됐다. 두 사람을 간통으로 고소하기 위해 강남경찰서까지 갔으나 간통한 어머니라는 멍에를 쓰고 살 딸의 장래를 생각해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렸다”고 덧붙였다.

류현경, 사연 공개에
네티즌 찾아 나서



20일에는 탤런트 이진우의 전 매니저 정씨가 이응경 부부를 향해 “이응경씨와 불륜? 제가 그때 이진우의 매니저였으니 진실을 알고 있지 않겠느냐”고 글을 올렸다.
정씨는 “기사 보고 들어와 분통의 글을 남긴다. 2년 동안 이진우와 숙식을 함께 하며 개인 매니저를 했으나 급여는 10원도 받지 못한 채 버려졌다”며 “그 이후로 이진우 말만 들어도 이가 갈리는 사람이다”고 폭로했다.

정씨는 이어 “저 기억하시죠? 힘내세요” “억울한 심정 저는 압니다”라고 최씨를 옹호했다.
정씨는 또 “아무리 자기가 살려고 상대방을 짓밟아야 한다고 해도 그건 15년 전 일입니다. 사랑하는 딸과 어차피 세상을 같이 살아가는 전 부인이기 때문에 저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세상에서 들려오는 모진 소리를 들어도 참고 인내하며 감수하고 살아왔습니다”라고 이응경-이진우 부부의 불륜을 주장했다.
또 이응경의 전 남편 최씨의 주장대로 “정말 딸 때문에 알면서 고소장 접수 못하시고 이혼 당하시던 거 봤습니다. 눈시울 빨개지는 것도...”라고 밝혔다.

정씨는 이응경-이진우 부부에게 마지막으로 “내가 누군지는 너무나 잘 알 것이고 방송에서 그딴 식으로 행복이니 선량한 피해자니 운운하며 시청자를 조롱하지 말라”라는 말을 남겨 이응경-이진우 부부의 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배우 류현경은 지난 21일 KBS2 <야행성>에 출연해 신인에서 톱스타로 급부상한 동료 여자 연예인에게 암암리에 무시당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영화제 만찬 자리에서 술에 취한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짝 잡아당기는 것으로 소심한 복수를 했다는 류현경의 사연에 네티즌들은 A양 찾기에 나섰다.

연예인 한 마디에
인터넷 포털 달궈

개그우먼 이경실은 지난 17일 케이블채널 QTV <여자만세>에서 “몇 달 전 한 여자 후배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굴욕을 당했다”며 경험담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특히 “현재 30대 초반의 잘 나가는 연예인이다. 예능으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해 현재 CF에 많이 나온다”며 문제의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줘 역시나 네티즌 수사대의 수색 의지를 한껏 자극했다.

연예인 ‘이목 끌고’·방송국 ‘시청률 올라가고’ ‘윈윈(?)’
프로그램 질적 하락·연예인 겹치기 출연 등 문제 발생

가수 토니안은 잇따라 토크쇼에 나와 여자 연예인들과의 미묘했던 과거사를 밝혔다. 지난 18일 KBS2 <해피투게더>에서 “H.O.T 시절 방송국 비상구에서 비밀 연애를 했다”며 비슷한 시기 활동한 여자 아이돌 멤버와의 열애사실을 말했다. 그러면서 “그분이 불편할까봐 말 못 하겠다. 지금도 활동하는 분”이라고 해 궁금증만 증폭시켰다. 앞서 지난 16일 방송한 SBS <강심장>에서는 13년 전 자신을 좋아한 한 여자스타 때문에 아이돌 그룹들간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이 오락프로그램에서 나와 오래된 과거사를 ‘고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예인이나 방송국의 스태프 모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연예인은 TV에 출연해 적당한 선에서 사생활을 노출함으로써 이목을 끌 수 있고, 이를 연출한 프로그램도 화제에 올라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므로 양쪽 다 손해볼 게 없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스타들이 언급한 내용이 세세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인터넷 포털 뉴스에서 다뤄지기 때문이다.

사생활 폭로에 집착
시청자들 외면

한 방송관계자는 “연예인들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익명을 방패삼아 사생활을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 이슈거리다”며 “관심을 끄는 것은 물론이고 덤으로 요즘처럼 A양, B군 찾기에 탁월한 실력을 보이는 소위 네티즌 수사대를 이용해 복수를 해보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제작이 반복되는 한 장기적으로는 프로그램의 질적 하락을 가져올 게 뻔하다. 폭로성 발언 자체의 문제를 떠나 유사한 프로그램이 늘다보니, 중복 발언이 많고 차별화도 안 된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겹치기 출연’이라는 측면에서도 문제를 낳고 있다. 사생활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연예인들의 출연이 줄어들고, 다소 관대한 연예인에게 문호가 열리면서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스타들의 사생활 폭로에만 집착하는 오락프로그램은 시청자로부터 외면 받는 것은 물론이고 오락프로를 홍보 수단으로 삼는 연예인들의 홍보의 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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