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10분 국민의당 50분씩 만난 정진석, 왜?

2016.05.04 15:17:40 호수 0호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 10분, 국민의당 50분. 전날(3일) 2016 새누리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당선자 총회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두 야당 지도부와 회동한 시간이다.



정 원내대표가 이튿날인 4일, 인사차 서울 여의도 국회 각 대표실을 예방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은 짧게, 국민의당은 길게 머무르며 회동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양당 체제와는 달리 3당 체제인 20대 국회에서는 법안 처리 등 야권과 협조하는 데 있어 더민주보다 국민의당이 조금 더 낫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더민주 김종인 대표를 찾아 "김 대표는 제가 존경하고 따르고 했던 어른"이라고 치켜세운 뒤 "2010년 6월 청와대 정무수석 당시 다음날 조언을 부탁하려고 만난 기억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제가 많이 부족하다. 대표님이 지도해달라"고도 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이 2당이 됐는데 정 원내대표의 활약이 중요하다"며 "원내대표 이후 충청 대망론도 나오고 있으니…"라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면서 "더민주 원내대표는 원만한 분이 될 거다. 3당 됐으니 원내대표 역할이 좀 달라지지 않겠느냐"라고도 했다. 둘 사이의 대화는 화기애애 했으나 정 원내대표가 머문 시간은 단 10분이었다.

정 원내대표와 김 정책위의장은 이어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아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를 20여분 간 만났으며 박지원 원내대표, 김성식 정책위의장과도 30분간 별도로 회동했다. 비록 더민주 원내대표 경선이 이날 진행되긴 하지만 아직은 이종걸 원내대표가 현직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국민의당을 더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그는 국민의당 지도부와의 자리에서 정 원내대표는 "천정배 대표에게는 자민련 시절에도 신세를 많이 졌다. 교섭단체를 만들어준다고 애를 많이 써주셨는데 잘 안됐다"며 "제가 오늘 초록색 넥타이를 하고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새누리당이 과반수였을 때와 지금은 다르다. 관철시킬 방법이 없다"며 "협치는 피할 수 없는 외통수라고 생각한다. 3당 모두 책임감을 갖고 생산적인 국회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는 정 원내대표의 '초록색 넥타이' 발언에 "세심한 데 까지 신경 써주셔서 협력이 잘 될 것 같다"며 "20대 국회는 정말 일하는 국회, 대화하고 협력하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어제도 원내대표 선출된 후 협치와 혁신을 이루겠다고 했는데 그야말로 국민들의 지상명령인 것 같다"고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양당 지도부를 만난 뒤 자신의 카운터파트너 중 한 명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김성식 정책위의장과의 별도 회동을 위해 국회 의원회관으로 이동했다.

정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만나자 마자 포옹을 나누는 등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 원내대표는 자신의 넥타이를 가리키며 "형님 만난다고 일부러 넥타이를 이걸로 했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역량도 부족하고 박지원 대표님이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어서 제가 많이 의지해야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도 "덩치도 크고, 권력도 크고, 원내 의석도 큰 정진석 원내대표가 '형님'이 됐기 때문에 큰 정치를 해서 작은 정당을 좀 잘 도와주길 바란다"고 화답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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