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

2010.11.16 10:50:12 호수 0호

“정부가 하자는 대로 하다 망한다”

불법사찰 관련 검찰 수사·청와대 대응 비판

이명박 정부의 정권 창출에 앞장섰던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당·정·청에 독설을 퍼부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요즘 검찰과 정부가 하는 일이 거의 국민을 농락하는 수준”이라며 현 정권과 검찰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오늘 일간지 칼럼을 보셨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가 거론한 것은 모 일간지에 실린 ‘참을 수 없는 검찰의 국민 농락’이라는 제목의 칼럼이었다.

이 칼럼은 총리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에 대한 검찰의 부실 수사를 지적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검찰이 청와대 행정관의 차명폰을 숨긴 것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 칼럼을 보면서 너무 부끄러웠다”며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 마치 30년 전으로 돌아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면서 그때도 우리 정치인이 이토록 무기력하지는 않았을 텐데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몇 차례 말했지만 세상에 적당히 넘어가는 일은 없다. 적당히 넘어가는 것 같지만 차곡차곡 쌓여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문제는 정부가 적당히 넘어가는 것의 대가를 주로 한나라당이 고스란히 치른다는 것”이라며 “지난 지방선거의 결과가 그런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것들은 당장은 은근슬쩍 넘어갈 수 있다고 해도 결국 다음 총선이나 대선에서 후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짚은 것.

정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전당대회 이후 당 중심의 국정운영이란 말은 모두가 했다. 처음에는 그렇게 가는 듯 하다가 지금은 다시 당 중심의 운영이 아니라 당이 정부에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하자는 대로 하다가는 당이 정말 어려운 지경에 빠질 것”이라며 “총선·대선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정권재창출이 어려워진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그는 “국민들이 선거에서 심판하기 전에 당원들이 지도부를 다시 심판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당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우리 지도부가 정말 지금 이 시점에서 잘 하고 있는지, 정말 우리가 재집권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곧바로 안상수 대표의 제지를 받았다. 안 대표는 정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발언을 좀 신중하게 해달라”며 “당이 청와대에 끌려 다닌다는 발언은 우리를 모독하는 발언이니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한다. 잘못하면 국민들이 착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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