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 LG패션, 일회용 바지로 소비자 골탕먹인 사연

2010.11.16 10:14:50 호수 0호

한 번 입으니 바짓가랑이에 ‘보풀꽃’이 피었네

바야흐로 소비의 시대다. 상품과 서비스가 넘쳐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나라에는 기업을 견제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미약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우리 소비자들은 부당한 일을 겪어도 이를 하소연할 데가 없어 마른 가슴만 쾅쾅 치는 일이 허다하다. 이에 <일요시사>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소비자와 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성난 목소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고객님 가랑이에 살이 많아서” 책임전가에 급급
“판매할 때 정보제공 안했지만 환불·교환은 안 돼”

A씨는 지난 8월30일 LG패션 계열사 TNGT 강남매장에서 50% 할인된 가격(6만원)으로 여성 정장 바지를 구입했다. 날이 추워지면 입기 위해 9월 한 달간은 옷장에 넣어 보관했다. 10월 초, 날씨가 추워지자 A씨는 바지를 꺼내 입었다.

그렇게 한나절이 지난 뒤 자신의 바지를 본 A씨는 깜짝 놀랐다. 바짓가랑이 부위에 심한 보풀이 일어나 있던 것. 이에 A씨는 지난 10월5일 바지를 구매한 매장을 찾아 문의했다. 당시 매장 직원은 “일단 본사 고객관리팀에 의뢰를 해야한다”며 “보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나절 입으니 보풀



그렇게 보름이 지나고 A씨는 다시 매장을 찾았다. 그러자 매장 직원은 “보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는데 왜 왔느냐”며 “돌아가서 기다리면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발걸음을 돌렸고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바지를 맡긴 지 한 달 후인 지난 11월4일, 매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A씨는 다시 매장을 찾았다. 하지만 바지는 보풀이 일어나 있던 상태 그대로였다. A씨가 항의하자 매장직원은 ‘심의의견서’를 내밀었다.

심의의견서에 따르면 문제의 바지를 접수한 LG패션 고객관리팀은 한국소비자연맹에 “바지 착용 후 심한 보풀이 생겼다”며 “원단 불량인지 심의 바란다”는 내용의 의뢰를 했고 검사를 마친 소비자연맹은 “바지 착용 시 스침 마찰이 집중 반복되면서 보풀이 생긴 것”이라며 “착용여건 상 발생한 것으로 소비자 책임”이라는 소견을 내놨다.

의견서의 내용에 대해 설명하던 매장 직원은 “이 제품은 모가 98%로 원단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고객님 가랑이 부위에 살이 많다보니 마찰이 일어나면서 보풀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장 직원은 “소비자 연맹의 심의 결과가 그렇게 나왔으니 도와드릴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황당했다. 모가 98% 섞인 옷인지도, 그런 옷을 입으면 보풀이 생긴다는 것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단 한 번 입은 것만으로 옷이 이렇게 손상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에 A씨는 “살이 많은 내 가랑이 잘못이니 이 옷을 입는 내내 계속 보풀이 생겨도 참아야 하는 것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자 매장 직원은 “보풀이 생길 수 있는 제품을 주의 깊게 다루지 못한 고객님의 잘못”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데 급급했다. 또 이 직원은 “이 의견서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다른 기관에 사비를 들여 의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가 난 A씨는 매장에서 나와 LG패션에 전화를 걸었다. 바지를 소비자 연맹에 검사 의뢰했다는 LG패션 측 관계자는 통화 내내 “고객님 잘못이니 우리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에 A씨는 “제품을 판매할 때 제품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고 무조건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기분 나쁘다”고 따졌다. 그러자 LG패션 측 관계자는 “제품을 판매할 때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책임은 있다”면서도 “환불이나 교환은 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보증기간 중 문제

A씨는 “구입해서 딱 한 번 입었을 뿐인데 심하게 보풀이 생겼다면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 ”이라며 “제품의 보증기간 중에 문제가 생겼는데 당연히 보상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LG패션 측 해명

“심정 헤아리는 차원에서 교환해 줄 것”
                                             
소비자의 조속한 불만 해결을 위해 LG패션 측 관계자와 얘기를 나눠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 A씨가 한번 입었을 뿐인데 제품에 하자가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품질에 문제 있는 것 아닌가.
▲ 검사 결과에 따르면 제품에는 문제가 없었다. 우리로선 검사 결과를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 문제의 제품 품질 검사는 어떻게 이뤄졌나.
▲ 자체 제품평가기관에서 1차 검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사안이 애매해서 공신력 있는 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

- 어떤 조치를 취할 예정인가.
▲ 조사 결과 제품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교환이나 환불해줄 의무는 없다. 하지만 사안이 워낙 애매하기 때문에 고객님 심정을 헤아리는 차원에서라도 교환해 주겠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 기다립니다
소비자로서 불편과 부당을 겪으신 여러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일요시사>는 여러분들이 겪으신 불만사항을 기사보도로 공론화, 기업을 압박하는 한편, 해결을 촉구합니다. 피해내용과 함께 사진, 동영상, 문서 등 증거·증빙서류를 첨부해 주시면 해결이 보다 수월해집니다. 제보는 이메일, 전화, 팩스 등을 통해 하실 수 있습니다.
전화 : 02)2676-5113
팩스 : 02)2679-3732
이메일 :
prelancer@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