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전환으로 죽은 점포 살리기

2010.11.02 10:40:36 호수 0호


창업시장에 기존 점포의 간판을 바꿔 다는 이른바 ‘리모델링(업종전환)’ 창업이 눈길을 끈다. 부푼 마음으로 창업을 했지만 1년도 안돼 매출이 떨어지면 창업자들은 점포를 팔아야 할지 고민이 생긴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업종전환창업이다.
외식창업자의 경우 기존에 사용하던 주방물품 및 매장 자재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어, 외식업계에서 주목 받는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호프집을 ‘국수전문점’으로 바꾸고 대박



일산 대화역 인근에서 7년 동안 49.5㎡ 규모의 호프집을 운영하던 정해진(54) 사장은 초기 2~3년을 빼고는 만성적자에 시달려 왔다. 지하철역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해 점포 입지는 괜찮았지만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뭔가 새로운 업종으로 바꿔보고 싶었지만 또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망설이며 시간만 보냈다. 그러다 우연히 국숫집 ‘닐니리맘보’에 손님들이 줄 서서 먹는 것을 보고 국수전문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국수전문점에 대한 자료들도 챙겨보고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에 찾아가 상담도 해 보았다. 간판을 바꾸는 데 들어간 비용은 약 5000만원. “새로 점포를 연다고 하면 어림없는 돈이지만 업종 전환을 한 덕분에 투자비를 많이 아꼈죠. 적은 비용으로 완전히 다른 새 점포가 생기니까 기분이 더 좋더군요.”

주방에서 국수를 만들어 손님 테이블에 나가는 시간은 불과 4분 정도.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한 사람은 국수를 삶고 옆에서는 고명 등을 얹고 육수를 부어 완성한다. 손님이 식사를 마치는 시간까지는 보통 10~15분. 점심시간에는 한 테이블이 최대 6번까지 회전한다.

또한 인지도가 높은 유명 연예인이 운영하는 브랜드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아졌고,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니 아빠·엄마 손을 이끌고 점포를 찾는 가족고객도 많다. 정 사장은 “어떤 손님들은 아예 ‘용만이 국숫집’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덕분에 점포 규모가 크지 않아도 매출은 매우 높은 편이다. 요즘 일평균 130만~14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한 달 매출은 평균 4000만원 선에 이른다. 여기서 임대료, 인건비, 원재료비 등을 제하고 나면 평균 1000만~1200만원 정도가 순이익으로 남는다.

부대찌개에 두루치기 접목해 점심·저녁으로 점포 가동률 극대화

정 사장은 “안 되는 점포를 끌어안고 고민만 하던 때를 생각하면 요즘은 정말 장사할 맛이 난다”며,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나름대로 검증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박가부대찌개/두루치기(www.parkga.co.kr)를 운영하는 이미경(45) 사장. 198㎡ 남짓한 규모의 점포에 월 평균 6800만원이라는 높은 매출에 순수익만 1400~1500만원을 올리고 있다. 24시간 영업을 하지만 힘든 기색은 없다. 오히려 자기계발 등 여가 시간이 늘어났다.

3년 전 외식업 창업에 뛰어든 이 사장은 두 번의 실패 끝에 성공의 길에 들어섰다. 첫 번째는 회 무침 전문점이었다. 접하기 힘든 참신한 요리에, 입소문까지 타 저녁시간이면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지만 1년도 못 돼 적자점포로 돌아섰다.

두 번째 도전은 설렁탕집. 하지만 이번에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급기야 작년 하반기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맛과 품질만 믿고 가맹본사의 능력과 가맹사업 시스템을 살펴보지 않고 뛰어든 두 번째 고배였다.

새로운 업종을 찾던 이 사장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박가부대찌개/두루치기. 3년간 장사를 하던 자리였지만 본사에서는 다시 상권분석을 하고 수익성이 검증되자 비로소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마음에 든 것은 간편한 주방운영과 효율적인 점포운영 방식이다. “주방에서의 준비가 간단하고, 본사의 레시피가 잘 짜여져 있어 숙련된 조리사 없이도 주방가동이 가능해요.” 또 대부분의 메뉴를 테이블에서 직접 조리하는 테이블 조리 방식을 채택해 주방인원을 최소화했다.

점포운영이 편리해지자 이씨의 삶도 변했다. 그동안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어 점포에 매달려 살았지만 이제 가장 바쁜 시간에만 매장에 들른다. 자신이 없어도 시스템대로 움직여지기 때문이다.

유의할 점

단순히 유명 브랜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인지도만 보고 업종변환을 시도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에 업종전환 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업종이라 할지라도 경험이 없는 업종으로 변경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업종전환 전 자신이 경험했던 성공 요인과 실패 요인을 철저히 따져 새로운 사업에 대입해야 한다. 상권의 특성에 맞는 업종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뜨는 업종도 특정 상권에 적합하지 않으면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너무 과다한 돈을 들여 업종전환 하는 것은 위험하다. 기존의 시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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