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당신이 옳다

2016.03.28 09:20:11 호수 0호

자크 아탈리 저 / 자크 아탈리 / 1만3000원

세상은 이미 끔찍하고 지독하지만 앞으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기적적인 해법을 무작정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이제 각자가 자기 자신을 책임져야 할 때다. 저항하거나 탄력성을 가지라는 말이 아니다. 그 누구도 믿지 말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 내공을 쌓아 무림의 고수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경제고문으로 시작해서 정치·경제·국제·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전 세계의 나침반 역할을 해온 ‘유럽의 지성’ 자크 아탈리는 이를 ‘자기 자신 되기’라고 부를 것을 제안한다.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14~16세기의 르네상스가 전쟁과 역병으로 점철되고 기존 질서가 무너져 내린 불안정한 시대에 태동했음을 돌이켜 본다면, 현재의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불안한 경제, 위험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신(新)르네상스의 도래를 감지할 수 있다. 아탈리는 지금이야말로 개인에게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열려 있는 시대라고 주장한다.
아탈리는 고대 사상, 종교, 근대 철학 속 ‘자기 자신 되기’의 의미와 역사를 더듬으며 스티브 잡스, 싯다르타, 피카소, 제프 쿤스, 에드워드 스노든, 고르바초프를 비롯하여 예술가, 기업가, 정치가, 활동가 등 분야를 망라한 다양한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 주도적으로 인생을 경영하여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이 책에 소개된 사례들은 세계 최초로 커밍아웃을 한 동성애 커플부터 그룹 너바나의 자살한 천재 음악가 커트 코베인까지 이채로운 예들을 포함하고 있다.
아탈리는 <언제나 당신이 옳다>의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하여 특별히 국내 독자들을 위한 서문을 보내왔다. 저자는 이 글에서 만해 한용운 선생이 <조선불교유신론>에서 주장한 불교 개혁의 원칙, 즉 “자신을 믿고, 자신을 탓하고,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이는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도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역설한다.
정·재계를 종횡무진하며 60여 권의 책을 출간하고 최근에는 오케스트라 지휘까지 섭렵한, 가히 이 시대의 ‘르네상스적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자크 아탈리는 앞선 저서들을 통해 국가와 사회 차원의 개혁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자신의 이익에만 급급한 채 게으른 태도로 일관해 온 권력자들에게 환멸을 느낀 그는 이제 독자 개개인에게 인생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이 절망의 시대를 이겨내기를 촉구한다.



“권력자들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라. 절대 체념하지 마라. 그저 비난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여기지 마라. 행동할 용기를 가져라!” (서문에서)

무려 70여 페이지에 걸친 사례는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으나, 저자는 모든 사례 하나하나가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개인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그 어느것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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