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권력의 비리, 붓으로 도려내

2010.10.19 11:35:26 호수 0호

대기업 비리·천민자본주의 신랄하게 파헤쳐


허수아비춤 /조정래 저/문학의문학 펴냄/ 1만2000원



누가 저 성역의 높은 담장을 넘을 것인가? 성장의 빛과 그늘, 자본과 분배의 문제를 현란한 필치로 파헤친 핵폭탄급 서사! 초대형 망원렌즈로 포착한 메가톤급 소설 <허수아비춤>.
<허수아비춤>은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등 우리 근현대사를 대하소설로 그려낸 한국 소설의 대백두를 쌓아 올린 조정래 소설가의 신작이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깊고 오랜 환부인 무소불위의 경제권력이 저지르는 횡포와 비리를 붓으로 도려낸 역작이다.

지난 한 세기 민족사의 대산맥을 들어올려 인류 앞에 한국 소설의 높은 봉우리를 세웠던 조정래 작가의 전작들은 한국의 근현대사, 분단과 이념의 문제, 비전향 장기수와 역사 밖으로 밀려났던 포로들의 인권 문제를 다뤄왔다.
하지만 신작 <허수아비춤>에서는 현대로 넘어와 인물들의 겉과 속이 철저하게 대립되도록 그림으로써 돈의 힘 앞에서 법도 정치권력도 힘없이 무너지는 부조리한 야만의 존재와 가진 자들의 파렴치한 행태를 정면에서 날카롭게 파헤쳤다.

생생한 입말들과 속담들이 강기준을 둘러싼 인물들의 천박한 입담들 속에서 빛을 발하고 스카우트, 스톡옵션, 편법ㆍ불법 상속, 차명계좌, 비자금, 상납 같은 상류 사회의 돈놀이가 파노라마적으로 펼쳐지며 빠른 장면 전환, 세태와 풍속에 대한 풍부한 재현들로 성장의 빛과 그늘, 자본과 분배의 문제를 날카롭게 그려낸다.

조정래 소설가의 신작 <허수아비춤>은 ‘파노라마적 풍자’라는 수사법을 전개했다.
풍자의 속성 가운데 하나는 폭로적인 고발을 통해 잘못을 교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인물들의 겉과 속이 철저히 대립하도록 그림으로써 조정래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움직이는 부조리한 야만의 존재를 명장하게 고발하고 오늘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기업 비리와 천민자본주의를 신랄하게 파헤치며, 우리 사회의 미래상을 조명한다.

<허수아비춤>이 서민들의 애환을 다독이고 정의로운 사회, 경제 시대를 활짝 여는 횃불로 타오를 것으로 보인다.
저자 조정래 소설가는 1943년 전남 순천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단편집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황토> <한, 그 그늘의 자리>, 중편 <유형의 땅>, 장편소설 <대장경> <불놀이> <인간 연습> <사람의 탈>,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 <신채호> <안중근> <한용운> <김구> <박태준> <세종대왕> <이순신>, 자전 에세이 <황홀한 글감옥> 등을 출간했으며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성옥문학상, 동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동리문학상, 만해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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