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신상미 기자 = 김의준 롯데콘서트홀 대표가 개관 5개월여를 앞두고 대표직을 사임했다. 2014년 5월 취임한 김 대표는 그동안 의욕적으로 대표직을 수행해 왔으나 갑자기 대표직을 사임할 뜻을 밝혔다. 김 대표는 이미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15일자로 대표직을 내려놓기로 했다”면서 “내 능력으론 회사가 요구하는 것을 수행하기 힘들어 그만둔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콘서트홀 운영방항에 롯데 측과 이견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난 공연장은 사회공헌 활동으로 생각했다. 적자 부담이 커지고 손실이 나게 되면 (회사 측에서는)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서로 궁합이 잘 안 맞았던 것 같다”며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공연계에선 문화예술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롯데그룹이 연주홀을 건립할 때부터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할지 여부를 두고 우려해왔다. 김 대표의 사퇴를 두고 공연계의 우려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개관 5개월 앞두고 사임
언론에 경영진 갈등 시사
그룹 측은 운영에 적자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해 왔으나 김 대표는 이윤추구보다 기업의 문화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운영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내면서 롯데 경영진과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영문과를 나온 김 대표는 예술의전당 공연사업국장과 아시아태평양 공연장연합회 부회장, LG아트센터 대표 등을 지냈다. 2011년 7월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 성악가나 연출가 출신이 아닌 공연장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국립오페라단 단장을 맡은 것은 그가 처음이다.
한편, 롯데홀은 롯데그룹이 1500억원을 투자해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8∼11층에 들어서는 2036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다. 그룹 측은 롯데홀 운영을 위해 개관에 앞서 비영리 문화재단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1988년 서초동 예술의전당 개관 이후 28년 만에 서울에 생기는 대규모 클래식 전용홀로 관심이 집중돼 왔다. 당초 지난해 9월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공사 중 인부 사망사고가 일어나면서 공사가 지연돼 오는 8월18일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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