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연극 <프루프> 제작발표회

2010.09.28 10:01:11 호수 0호

“같은 캐릭터지만 콘셉트가 달라요”


같은 배역으로 만났지만 너무 다른 매력의 두 배우 강혜정, 이윤지가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강혜정과 이윤지는 지난 9월14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아트원시어터에서 열린 연극 <프루프> 제작발표회에서 첫 연극 도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천재성과 광기 사이에 고뇌하는 캐서린 역에 더블캐스팅 된 두 배우는 스타일에서부터 말투 하나 하나에도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같은 역할이라는 것이 의문이 들 정도였다.

먼저 출산 후 5개월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강혜정은 여전히 소녀 같은 외모와는 달리 카리스마 있고 강하지만 내면 깊숙이 성숙된 모습으로 인터뷰에 열정적으로 임했다. 스타일도 짧고 단정한 머리에 블랙 계통의 털털하고 보이시한 스타일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냈다.
강혜정은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생각한 것보다 어렵지 않은 것 같다”며 “작품이 인간의 내면에 하나씩 있을법한 고뇌들을 건드리고 있어서 마음에 든다”고 전했다.

또 연극의 어려운 점에 대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노출되는 것이다”고 답한 그녀는 “영화는 편집해주는 사람도 있고 부분 부분 정리가 되는데 연극은 2시간 내내 스스로를 혼자 편집하고 앵글을 만들어야 해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혜정은 “오랜만에 연기를 해 기쁘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녀는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아 무대에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낀다”며 “연기자에게 이런 느낌은 정말 중요한 작업인 것 같다. 출산 후 몸도 회복돼가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혜정·이윤지 같은 역할 대조적인 느낌
‘무대가 좋다’ 세 번째 작품…2개월 공연


반면 이윤지는 와인빛이 도는 세련된 스타일에 스커트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고 작은 얼굴을 부각시키는 짧은 헤어로 멋스럽게 전체적인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또 이윤지는 인터뷰 내내 차분하지만 꼼꼼하고 일목요연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이윤지는 “‘짐승 같다’는 표현이 너무 좋다. 이는 어쩌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마지막 부분일지 모른다”며 “평상시 고정된 이미지에 갇혀 외면하고 덮으려 했던 모습이 이번 역할을 통해 여과 없이 드러날 수 있었다. 이런 계기로 본능이란 의미에 대해 더 생각하고 현실에서 본능적이지 못했던 이윤지가 본능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윤지는 강혜정과의 더블 캐스팅에 대해 “혜정 언니랑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지만 콘셉트가 너무 다르다”며 “혜정 언니는 강한 에너지가 있는 반면 나는 예민한 것 같다”고 구분했다.

이윤지는 이어 “이 작품을 해야 인생의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그래야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프루프>는 2001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그해 퓰리처상, 토니상,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상 등 8개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추상미가 캐서린을 맡아 처음 공연됐다. 2008년 공연에서는 김지호가 캐서린을 연기했다.

<프루프>는 <풀 포 러브>와 <클로져>에 이은 ‘무대가 좋다’의 세 번째 작품이다. 탤런트 겸 연극배우 정원중이 주인공 로버트를 연기한다. 연극배우 김태인, 하다솜, 김동현 등이 출연한다. 10월12일부터 12월12일까지 대학로 컬처스페이스nu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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