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 3일

2010.09.07 09:26:32 호수 0호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포스트 정운찬’으로 화려하게 정계 전면에 나선 지 3주 만에 사퇴했다. 김 후보자의 사퇴를 결정지은 3일을 따라가봤다.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던 인사청문회는 김 후보자를 ‘의혹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저녁 서울시내 모처에서 김 후보자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문제가 있었다면 총리직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의혹)에 대해 실수한 것을 제외하고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이어 “그렇지만 공정한 사회는 도덕성이 기초가 되는데 총리 후보자로서 공정사회 추구에 조금이라도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대한민국의 성공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나의) 거취에 대해 대통령에게 말해 달라”며 사퇴 의사를 전했다.

이 실장은 이튿날 김 후보자의 뜻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대통령과 같은 날 김 후보자의 사퇴 의사를 들은 이가 있다. 김학송 한나라당 의원이다. 김 후보자와는 지난 2004년부터 각각 경남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으로 친형제처럼 지내온 사이다.

지난달 28일 오전 김 후보자는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김 의원은 당시 통화에서 “총리 인준 과정에서 집권 여당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임명동의안이 통과돼도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고 김 후보자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더는 누가 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총리 후보직을 사퇴하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그는 “진솔하게 말하려 했던 것이 정말 잘못된 기억으로 말실수가 되고 더 큰 오해를 가져오게 됐다”며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관계 등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거듭 부인했다.

한편, 그의 사퇴에는 두 개의 고사성어가 인용돼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사퇴 의사를 밝히며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 “국민께서 준 채찍을, 그 채찍을 스스로 달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신불립은 ‘논어’에 나오는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자고개유사 민무신불립)’에서 유래한 것으로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트위터에 자신의 심경을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간다’는 짧은 글로 남기기도 했다. 이는 중국 고사에 나오는 ‘天要下雨 娘要嫁人(천요하우 낭요가인·하늘에서는 비가 내리려 하고 어머니는 시집가고 싶어 하네)’라는 구절을 인용한 것으로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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