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재발견

2015.12.04 19:24:26 호수 0호

조셉 T. 핼리넌 저 / 흐름출판 / 1만4000원

친구가 실수로 내 발을 밟으면 아프다. 그런데 연구에 따르면, 친구가 내 발을 ‘일부러’ 밟았다는 말을 들으면 더 많이 아프다고 한다. 고통의 크기는 같지만 아픔을 느끼는 정도는 다르다는 말이다. 인간이 보이는 반응과 그 반응 뒤에 숨은 진짜 이유는 흔히 과소평가된다. 우리가 잘 아는 예를 들면, 플라시보가 있다. 플라시보란 생리 작용이 없는 물질로 만든 가짜 약으로 약 성분이 없는 알약, 피부에 자극만 주는 침, 흉터만 남는 수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론상으로는 아무 효과가 없어야 하지만, 플라시보는 실제로 효과가 있고 진짜 치료보다 더 효과가 큰 경우도 많다. 플라시보 반응의 핵심은 믿음이다. 내가 먹은 알약이 진짜 약인지 가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점은 알약을 먹은 사람이 알약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라는 사실이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탁월한 저널리스트인 조셉 T. 핼리넌은 이 ‘믿음’의 힘에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 우리는 왜 이런 식으로 믿을까? 믿음은 어떻게 작동하며, 우리의 삶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칠까? 믿는다는 것의 위력은 얼마나 강력한가? <긍정의 재발견>은 어찌 보면 단순한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3년간 연구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생물학, 진화학, 심리학, 뇌과학 등 수많은 영역을 넘나들며 인터뷰, 문헌조사, 설문조사 등을 진행했다. 카지노, 주식 시장, 사창가, 병원, 선거유세장, 방송국, 영화촬영장 등을 돌아다녔고 희망, 기대, 의지, 열정, 낙관주의, 실수, 착각, 자기기만 등 인간 심리의 주요한 키워드들을 대부분 탐구했다. 믿음의 작동 원리를 파헤친 결과, 그는 이 책에서 ‘긍정’이라는 낯익은 가치를 다시 인식하고 재발견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 따르면, 정보가 참이냐 거짓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마음이 믿는 것, 그것이 우리의 지각과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 그것은 기대, 희망, 신념, 맹목적인 믿음, 논리에 기대지 않는 확신, 착각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렇게, 믿음과 기대는 우리가 하는 일과 우리의 삶을 성공으로 이끌게 된다. 긍정이라는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는 지점이 여기다. 긍정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인간이 적응하고 인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 잘될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진짜 잘 되는 이유는 바로 강한 긍정 덕분일 것이다.
‘마음먹은 대로 된다’라는 말이 있다. 마음을 먹는다고, 또 마음만 먹으면 그냥 일이 잘될 리 없다. 하지만 마음을 다스려서 어려운 일이 쉽게 보이도록 할 수는 있다. 삶이 늘 경쟁의 장은 아니지만, 우리가 가진 긍정의 숨은 힘을 활용하면 삶을 좋은 쪽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저자의 메시지는 현실의 조건 앞에서 늘 맥이 빠지는 요즘의 우리에게 자신감의 힘을 깨우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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