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세태> 장난감 100만원 시대 천태만상

2015.11.16 10:59:43 호수 0호

‘헐!’ 팽이가 5만원 딱지도 1만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유명 만화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완구·캐릭터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썩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사주고 싶은 마음은 부모라면 누구나 똑같다. 그렇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장난감 가격은 이미 ‘애들 장난감’수준을 뛰어넘어 부모들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

요즘 아이들이 갖기 원하는 인기 장난감들은 유행도 자주 변하고 가짓수도 많다. 전부 사주려면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때문에 부모들의 부담은 날로 커져가고 있는데, 일각에선 사랑하는 자녀를 위한 장난감 선물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저런 걱정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부모들이 많은 가운데 현재 장난감 시장의 세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없어서 못산다

금년 어린이날 G마켓에서는 국내에 단 1개뿐인 ‘헐크버스터-아이언맨’ 피규어를 3500여만원에 예약판매했다. ‘애들 장난감’ 하나에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하는 금액이다. 이보다 작게 출시된 55cm짜리 피규어도 145만원으로 결코 적은 가격이 아니었지만 꾸준히 판매됐다.

이 같은 고가의 피규어는 ‘키덜트(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가진 어른)’들을 겨냥한 상품에 가깝지만 소위 ‘있는 집 자식’들은 선물로 이러한 고가의 장난감을 받기도 한다.

피규어와 함께 고가 장난감으로 정평이 나 있는 미니 자동차는 ‘백만장자의 자녀를 위한 상품’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금액을 자랑한다. 아우디 클래식 스포츠카를 축소해 만든 장난감 자동차는 약 1만3000달러(약 1500만원)를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다.


1500만원에 달하는 아우디 스포츠카 장난감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아동용 페라리 카트’를 선택할 수 있는데 페라리 특유의 색상 및 디자인이 인상적인 이 장난감 자동차는 단돈(?) 2259달러(약 260만원)이다. 

‘1953 콜벳 페달 자동차’는 실제 자동차와 똑같은 디자인으로 제작된 상품으로 1500달러(약 170만원)에 살 수 있고, 나이가 어린 미취학 아동을 위한 ‘태엽 자동차’는 럭셔리한 디자인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인데, 가격은 우리 돈으로 약 300만원이다.

이런 고가의 장난감들은 일부 부자들이 좋은 곳에서 구입해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가까운 대형마트 장난감 코너에서조차도 경악을 금치 못할 가격의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부모 등골 빼먹는 초고가 완구들
입 벌어지는 가격…갈수록 비싸져

이제 만원짜리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장난감은 찾기 힘든 게 현재 장난감 시장의 현실이다. 인기 있는 국산 로봇 장난감 가격도 10만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고 레고가 만든 제품 가격은 그 두 배가 넘는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장난감들도 적지 않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등장한 일명 장난감계의 허니버터칩 '터닝메카드'는 특정 카드와 합체하면 로봇으로 변신하는 게 특징인데 현재 판매 중인 종류만 무려 44개, 정가대로 다 사면 무려 87만원이나 된다.

장난감의 높은 가격 문제도 심각하지만,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이슈가 ‘장난감 품귀현상’이다.
말 그대로 없어서 못산다는 뜻이다. 인기 만화 영화 캐릭터 장난감의 물량이 풀릴 때는 평일 낮시간 대형마트에 구매를 원하는 부모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순식간에 300개가 넘는 물건이 바닥을 드러낸다. 2주 전부터 발생했던 일이다. 유명 캐릭터 장난감이 출시될 때마다 줄 서기 경쟁이 반복되는 건데, 1조2000억원 규모를 돌파하며 폭발적으로 급성장하는 완구 시장을 국내 생산 능력이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품귀현상의 범인이 바로 위에 언급한 터닝메카드다. 올해 2월부터 시작한 터닝메카드에서 캐릭터를 본따 만든 장난감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졌다. 만화가 진행됨에 따라 캐릭터는 자꾸 늘어나 가짓수도 최소 14개 이상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색깔별로도 따로 나온다. 끝도 없는 줄서기를 해야된다는 말이다.

터닝메카드의 선배격 대세 장난감으로는 ‘티라노킹’과 ‘헬로카봇’이라는 장난감이 있는데 지난해 크게 성공했고, 올 상반기에는 ‘요괴워치’라는 시계형 장난감이 인기를 끌다가 터닝메카드에게 왕좌를 넘겼다.

고개 숙인 부모들


이런 상황도 소위 말하는 ‘있는집’에서는 그저 다른 세계의 일일 뿐 자식들에게 고가의 장난감을 선물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반면 상황이 어렵지만 어떻게든 장난감을 구입해 아이들에게 선물하려는 부모도 있다. 내 자식에게 만큼은 인색한 부모로 생각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자신의 생활비를 아껴가며 무리를 하는 것이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부모들에게는 이 비싼 장난감은 그림의 떡.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원망 어린 눈빛을 애써 외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ktikt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번 크리스마스 아이들 선택은?

어느덧 2015년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다음달에 있을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올해 어린이날 가장 인기를 끌었던 장난감들을 되짚어보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장 핫한 장난감이 무엇이 될지 예상해 보자.

올해 4월15일부터 4월30일 2주 동안의 롯데마트 장난감 판매 순위를 보면 1위 요괴워치 스페셜 세트, 2위 DX 요괴워치, 3위 헬로카복 펜타스톰, 4위 터닝메카드 LX스페셜 세트, 5위 다이노포스 DX티라노킹, 6위 터닝메카드 피닉스(레드), 7위 DX 위저드라이버, 8위 터닝메카드 슈마(레드), 9위 터닝메카드 타나토스(검정), 10위 다이노포스 가브리볼버 순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날 아이들 선물용으로 가장 인기를 끈 장난감은 ‘요괴워치’였다. 원활하지 않은 공급에도 불구하고, 요괴워치는 파워레인저, 또봇 등 최근 수년간 장난감 시장을 지배해온 ‘전통 강자’들을 가볍게 따돌렸다. 현재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터닝메카드가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계의 최강자로 예상되고 있지만 요괴워치가 전통강자들을 누르고 1위를 했던 만큼 새로운 신흥강자의 출현을 기대해 볼 만하다.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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