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록 경신> 국내 미술품 낙찰가 베스트10

2015.10.12 10:21:57 호수 0호

그림 한장에 47억 ‘허걱’

[일요시사 사회팀] 박호민 기자 = 예술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예술의 가치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은 가격이다. 국내 최고 가치를 지닌 미술품은 무엇일까. 최근 미술품 경매 최고 낙찰가가 깨져 순위를 다시 정리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 바뀌었다. 8년만에 깨진 기록이다. 낙찰가는 47억2100만원.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 낙찰가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환기 화백의 작품이다. 김 화백은 국내 낙찰가 톱10에 4개의 작품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1·4·7·10위
 
국내 미술품 가운데 최고의 낙찰가를 기록한 작품은 김환기 화백의 1971년 작 점화 <19-Ⅶ-71 #209'(253×202㎝)>이다. 지난 5일 미술품경매사 서울옥션이 홍콩 르네상스 하버뷰 호텔에서 연 제16회 홍콩경매에서 3100만 홍콩달러(약 47억2100만원)에 낙찰됐다.
 
국내 미술품 최고가를 경신한 김 화백의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 미술시장에 나온 그의 전면 점화 중 가장 크다. 푸른 화폭 전면에 가득 점이 채워진 구도가 특징으로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단색화 전시에 출품됐던 작품이다.
 
종전 45억2000만원으로 최고 낙찰가를 기록하던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는 2위로 밀려났다. 다만 박 화백은 10위권에 4개의 작품이 포함돼 김환기 화백과 함께 가장 많은 작품을 올린 화가로 기록됐다. <빨래터>는 캔버스 유채화다. 해당 작품은 향토적 소재를 사용한 1950년대 박수근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3위는 이중섭 화백의 <황소>다. 낙찰가는 35억6000만원. 1953∼1954년 작인 <황소>는 국내 근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황소>는 단단한 몸집에 곧 치받을 듯 역동적인 모습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에게 강인한 인상을 준다. 이중섭의 다른 작품에 등장하는 소와 달리 <황소>에 등장하는 소는 머리가 큰 것이 특징이다.
 

김환기 화백 작품 경매 최고가 화제
박수근 2위로…이어 이중섭·이우환
 
4위는 김환기 화백의 <꽃과 달항아리>이다. 낙찰가는 30억5000만원. 김환기 화백이 낙찰 최고가를 새로 쓰기 전까지 개인 최고 낙찰가를 기록한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지난 2007년에 낙찰됐다. 5위는 박수근 화백의 <시장의 사람들>이다.
 
25억원에 낙찰된 이 작품은 시장의 역동적인 모습을 그렸다. 박 화백은 시장 속 사람들의 모습에 주목한 작품을 많이 그렸다. 작품 속 사람들의 모습은 각자 분주한 모습이어서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시장의 활기찬 모습을 적절하게 전달한다.
 
6위는 21억3000만원에 낙찰된 이우환 화백의 1976년 작 <점으로부터>라는 작품이다. <점으로부터>는 모노화의 선구자로 평가 받고 있는 이우환 화백의 대표작이다. 작품 <점으로부터>를 비롯해 그의 작품은 동양 최초의 자생적인 현대미술 운동인 모노하 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그의 위작이 나돈다는 소문이 돌아 경매업체 사이에서 경계 작품이 되기도 했다.
 
7위는 김환기 화백의 1957년작 <영원한 것들>이다. 그의 작품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낙찰가인 21억원에 팔린 <영원한 것들>은 편안한 화풍이 인상적이다. 해당 작품은 수수하지만 질리지 않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8위는 박수근 화백의 <농악>, <공기놀이 하는 아이들> 2개 작품이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다. 낙찰가는 두 작품 모두 20억원. 1960년대 작인 <농악>의 경우 농악대 4명의 움직임을 간결하고 소박한 선으로 그려낸 10호 크기 작품으로 시장이나 시골 풍경 등을 주로 그린 박수근 화백의 다른 작품에서 보기 힘든 농악이라는 소재를 사용했다. 농악이라는 소재는 토속적인 정취와 동적인 생동감 동시에 느끼게 한다.
 
43.3×65㎝ 크기 유화인 <공기놀이 하는 아이들>은 아이들이 공기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그의 전형적인 구도를 나타내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한 아시아계 개인 수집가에게 낙찰된 것으로 전해진다.
 
10위는 김환기 화백의 <블루마운틴>이 이름을 올렸다. 낙찰가는 19억8000만원이다. 홍콩경매 시장에 나온 <블루마운틴>은 1억5700만원에 입찰가가 시작돼 40회가 넘는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80여분 동안의 경합 끝에 낙찰자가 선정되자 관람객 사이에서 박수가 나왔다는 후문이다. <블루마운틴>은 한국의 정서를 드러내는 산, 나무, 달 등의 소재가 사용됐다.
 
경매시장 ‘후끈’
 

김환기 화백의 최고 낙찰가 경신은 미술품 경매 시장의 활황을 나타냈다. 실제 서울옥션과 K옥션 등 국내 메이저 경매업체의 경매낙찰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달아 80%를 넘어섰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미술품들에 대한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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