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대생 고속도로변서 숨진 채 발견

2010.06.29 10:04:02 호수 0호

“사채빚 때문에…” 납치·살해

경찰, 용의자 잡을 뻔 하다 놓치는 결정적 실수 범해

사채빚 때문에 여대생을 납치·살해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지난 6월24일 오후 8시께 용의자 김모(25)씨를 검거하고, 같은 날 밤 11시20분 쯤 경남 거창군 88고속도로변 배수로에서 살해된 이모(26·여)씨를 발견했다. 이씨는 테이프로 손발이 묶인 채 숨져 있었다. 이씨는 지난 23일 자정께 대구 수성구 자신의 집에서 “산책을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티셔츠와 슬리퍼 차림으로 집을 나간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아침이 다 되도록 딸이 돌아오지 않자 이씨의 부모는 안절부절 못했다. 그날 오전 7시50분께 이씨의 집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김씨의 전화였다. 김씨는 “딸을 데리고 있으니 현금 6000만원을 딸 통장 계좌로 입금하라”고 말했고 이씨의 어머니는 “당장 가진 돈이 없다”고 말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이씨의 부모는 급한 대로 현금 290만원을 송금했고, 김씨는 이날 오후 1시40분께 대구 달서구 호산동 편의점에서 60만원을 인출한 데 이어 총 다섯 차례에 걸쳐 돈을 인출했다.

또 김씨는 이씨의 부모를 안심시키기 위해 같은 날 오후 6시30분께 이씨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이씨의 부모에게 딸의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경찰은 신고를 받은 직후 김씨가 돈을 인출한 편의점 현금인출기 CCTV를 통해 용의자의 인상착의와 범행 차량 등을 확인했다. 이씨에게 마지막으로 전화가 걸려온 지 30여 분이 지난 오후 7시쯤 대구 달서구 한 도로에서 용의자의 차량을 발견, 범인을 추격했지만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찰의 추격 사실을 알게 된 용의자가 이씨를 살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경찰은 납치 이틀 만인 24일 오후 8시께 대구 달서구 용의자 김씨의 집 앞에서 김씨를 검거했고, 당일 밤 11시20분께 이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김씨는 “이씨의 손발을 묶고 차량 뒷좌석에 태워 다니던 중 이씨가 얼굴을 봐 납치 당일 밤 10시께 목 졸라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5500만원의 빚에 시달렸다고 진술했다”면서 “채무를 갚기 위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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