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힘

2015.06.08 09:19:56 호수 0호

원재훈 저 / 홍익출판사 / 1만3800원

한때 ‘고독이라는 병’이 유행어처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적이 있다. 그런 말처럼 우리는 언제 어디서건 홀로 남겨지면 낙오자, 또는 패배자라는 느낌에 사로잡히며 지독한 감기를 앓듯이 끙끙거린다. ‘혼자’라는 말이 ‘패배’나 ‘절망’이라는 말과 동의어로 간주되는 오늘, 현대인들은 그렇기에 죽어라 세상의 한복판으로 들어가 사람들 속에 섞이려고 한다.
그러나 이상한 일은 그럴수록 더 외로워진다는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 끼어 겉으로는 키득거려도 마음으로는 웃게 되지 않는다. 아무리 손을 뻗어도 가질 수 없는 무엇, 우리는 그게 무엇인지 모르면서 상실감에 시달린다. 그로 인한 통증을 난치병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우리 삶에서 고독이 갖는 진짜 의미를 깨닫게 해줄 필요가 있다.
번다한 일상에 얽매여 정신없이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스스로를 비극의 주인공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당당히 직면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시시때때로 찾아드는 고독에 속수무책으로 무릎 꿇지 않고 혼자 있는 시간을 성찰의 시간으로 만든다면 삶에 부정적인 그림자가 끼어들 수 없을 것이다.
고독의 진정한 가치와 힘을 일깨우고, 나아가 품위 있게 고독을 누리는 기술에 대해 말하는 이 책은 원재훈 시인의 생생한 경험을 씨줄로, 동서양 고전이나 철학, 문학, 영화,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려 뽑은 값진 사례들을 날줄로 엮으면서 고독이 인생을 더 깊고 넓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자양분임을 깨닫게 한다.
우리 삶이 때때로 까마득한 황무지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뜻밖의 불행이 발목을 잡는 바람에 아무 희망 없이 주저앉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세상에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은 자기 앞의 삶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황무지를 옥토로 만든 이들이다. 이런 과정이야말로 고독의 힘으로 이뤄내는 진정한 자기치유다.
고독으로부터 삶의 풍요를 발견하게 하는 인문에세이 <고독의 힘>은 외로운 마음의 곳간을 긴 여운으로 남을 문학의 양식으로 채워주는 책이다. 상처로만 여겨왔던 고독에서 자기를 돌아보게 하는 귀한 시간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한 당신이 되기를 바란다.
“고독에 떠밀리지 말고 스스로를 껴안고서 힘껏 일어서야 한다. 그러면 고독은 더 이상 마음을 할퀴지 못하고 오히려 나를 응원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저자는 이런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자기치유이며, 세상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이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우리 역시 자기 삶에 당당하게 맞선다면 까마득한 황무지를 비옥한 옥토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