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기 일동제약 회장

2010.06.15 09:28:54 호수 0호

갈등, 일단 봉합했지만…

CEO 26년 만에 경영일선 퇴진
주요주주와 경영 분쟁 새국면


일동제약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오너 우호세력인 이금기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 때문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 회장의 재선임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 측은 “이 회장이 일동제약의 새로운 도약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는 자회사 일동후디스의 경영에 전념할 방침이다. 일동제약 경영은 이정치·설성화 대표이사 사장이 각자대표 형태로 맡게 된다.

이 회장은 1960년 평사원으로 일동제약에 입사한 이래 창업주였던 고 윤용구 회장의 신임을 바탕으로 1971년 전무로 승진하면서 40년간 경영을 책임져 온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린다. 일동제약에만 50년간 근무하며 대표이사에 9번이나 선임됐다. 대표이사 재직기간만 26년이다. 윤원영 회장과 이 회장은 그동안 경영과 소유를 분리해 회사를 성장시켜 왔다.

그러나 일동제약은 최대주주의 취약한 지배구조 탓에 지난해부터 2대주주들과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윤·이 회장의 보유지분은 현재 각각 12.44%, 8.90% 정도다. 일동후디스(3.09%), 송파재단(3.04%) 등 우호지분을 모두 포함해도 29.59%에 불과하다.

반면 2대주주들은 개인투자자 이호찬씨(10.84%), 피델리티로펀드(9.99%), 안희태씨(9.74%), 환인제약(6.22%) 등으로, 언제든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경영 참여를 선언한 안씨는 “이 회장이 불투명한 절차를 통해 개인 및 친인척의 일동후디스 지분을 30%까지 확대했다”며 이 회장의 퇴진을 주도했다. 특히 안씨가 요구한 비상근 감사 선임안이 이사회를 통과해 이번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씨 측이 추천한 감사 후보는 펀드매니저 출신 신명수씨다. 지난해엔 사외이사 2인 및 감사 후보를 추천했지만, 일동제약 측에서 이를 주총 안건에 상정하지 않다가 법원의 판결로 주총안건에 상정, 표대결까지 펼쳤다.

제약업계에선 이 회장의 용퇴와 안씨의 요구 수용이 맞물려 사실상 일동제약의 경영권 분쟁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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