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피 말리게 한 개표 상황

2010.06.08 10:16:49 호수 0호

“이겼지만 사실상 패배했다”

막바지까지 승패를 알 수 없는 ‘초박빙’의 승부였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한명숙 후보를 여유롭게 앞선 것으로 평가받던 오세훈 당선자는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위기감에 휩싸였다. 2일 오후 6시에 발표된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 오세훈 당선자와 한명숙 후보의 격차는 불과 0.2%포인트였다.

그러나 개표 초반 오세훈 당선자가 한명숙 후보를 앞서며 안정을 되찾았다. 오세훈 당선자는 2일 오후 9시까지 한명숙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한명숙 후보는 개표율 1.5%를 넘어서면서 오세훈 당선자를 처음으로 역전했다.

이후에는 한명숙 후보의 페이스였다. 한명숙 후보는 오세훈 당선자에 줄곧 우세를 보이며 ‘사상 첫 여성 서울시장’ 탄생을 예상케 했다. 한명숙 후보의 지지자들은 서울광장으로 집결해 일찌감치 승리를 예상하기도 했다. 실제로 개표율 70%까지 한명숙 후보는 오세훈 당선자를 앞섰다.

그러나 3일 오전 4시가 다가오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오세훈 당선자와 한명숙 후보의 표 차이가 점차 줄어든 것. 급기야 오세훈 당선자는 개표율 74.2%에 이르렀을 때 재역전에 성공했다. 강남 지역 유권자의 ‘몰표’ 덕분이었다. 상대적으로 개표가 더디게 진행됐던 강남 지역의 지지표가 쏟아지면서 오세훈 당선자는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한명숙 후보는 서울 지역 25개 구(區) 중 17곳에서 오세훈 당선자에 앞섰지만, 서초·송파·강남 등 이른바 ‘강남 3구’에서 크게 뒤지며 다 잡은 승리를 놓치게 됐다.

오 당선자는 3일 오전 8시 30분 당선 확정이 된 뒤 KBS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를 선택해주신 서울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비록 이겼지만 사실상 패배했다는 교훈을 가지고 시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추후에 분석해봐야겠지만 저희들이 여론조사에 너무 경도 되었던 것 같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시정에 임하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투표 직전 날 20%포인트 이상 차로 한 후보를 이기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오 당선자. 자칫 실업자가 될 뻔했던 길고 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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