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시사전문 파워블로거 아이엠피터

2015.04.20 11:12:53 호수 0호

“웬만한 언론사 부럽지 않죠”

[일요시사 사회팀] 박창민 기자 = ‘1인 미디어는 과연 언론인가.’이는 시대가 저널리즘에 던지는 가장 큰 질문 중 하나다. 그만큼 1인 미디어가 대중에 끼치는 영향력은 기성 언론 못지않다. 이 영향력을 알고 한때 1인 미디어 붐이 일어났다. 하지만 현재 남아 있는 1인 미디어라곤 손에 꼽을 정도. 그중 가장 유명한 시사전문 파워블로거 아이엠피터를 만나봤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텔레비전을 켠다. 종편 뉴스 프로그램에 채널을 고정한다. 컴퓨터를 켜 언론사에서 올라온 조간신문 1면을 살핀다. 오늘의 가장 ‘핫'한시사 정치 기사들을 살핀다. ‘오늘은 어떤 글을 쓸까?’
 
“글 쓰고 싶다” 
 
아이엠피터(본명 임병도)가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이다. 그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1인 미디어(블로그와 SNS 등을 기반으로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다. 그의 블로그는 하루 평균 방문자가 3만명이며 월평균 방문자 수는 100만명에 이른다. 이는 웬만한 언론사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방문자 유입수이다. 또 그가 전업 블로거 5년 차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아이엠피터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막연히 평생 글을 쓰면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2010년 인천에서 배를 타고 가족과 제주도로 이사 갔다”고 말했다. 2002년 그는 처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2010년부터 전업 블로거로 전향했다. 아이엠피터는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다행히 내 글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이 후원금을 보내주신다. 그리고 여기저기 강의도 다니면서 먹고 살만큼 벌이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엠피터의 수입은 주로 외부 원고료, 일시 후원금, 정기 후원금, 기타 강의 등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아이엠피터는 주로 시사 정치에 관한 글을 쓴다. 그는 주로 취재거리를 보좌관이나 정치를 했다가 물러난 사람들에게 얻는다고 한다. 또 그가 제주도에 살면서 쓰고 있는 제주이야기도 사람들에게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독자들이 그의 글을 찾는 이유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글을 쓰기 때문이다. 또 모든 글에는 주관보다는 자료 중심의 객관적인 글을 써 신뢰성을 더한다.
 
흔히 아이엠피터 독자들은 그에게 “이런 자료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구하는 것인가”라며 놀란다. 이건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많은 언론사에서 그의 자료를 인용했다. 아이엠피터는 “기자들은 특종을 잡기 위해 취재원을 찾지만 나는 기사를 쓰기 위해 자료를 찾는다”고 답했다.
 
그는 일주일 중 3일은 서울에 머문다. 이 중 많은 시간을 국회도서관에서 자료를 찾는데 활용한다.“최대한 객관적인 자료 중심으로 글을 쓴다. 그래서 독자들이 내 기사를 신뢰하는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자료는 찾을 수 있다. 다만 남들보다 자료를 잘 찾은 이유는 그 만큼 자료 찾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독자들은 아이엠피터의 글이 재밌고, 독특하다고 말한다. 그가 지난해에 ‘심은하 등장에 남편 지상욱도 덩달아 활짝’이라는 글을 썼다. 이 글은 연예인 부인에 기대는 정치인 남편들에 대해 쓴 글이다. 이런 글은 언론에서 잘 다루지 않는 내용이다. 아이엠피터는 “아무래도 개인의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기존 언론과는 다른 시각에서 글을 쓰게 된다”며 “1인 미디어는 개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 차별성이 사람들을 읽게 만드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나중에 사람들은 글을 보러 온 게 아니라 자료를 찾으러 온다” 아이엠피터는 1인 미디어가 되기 위해서는 매일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지속성과 끈기를 강조했다. 그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약 3000천여개의 글을 썼다. 하루에 하나씩 일주일에 총 다섯 개의 글을 썼다.
 
 
그는 자신의 블로거에 사람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글을 하나씩 써서 자료를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1년 정도는 꾸준히 글을 써야 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사람들이 나를 볼 때 1인 미디어로서 성공했다고 말하지만, 망하지 않는 게 성공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방문자 3만명…월 100만명
국내 아직까지 1인 미디어 한계 분명
 
“네? 1인 미디어요? 그게 뭐예요?” 아이엠피터가 취재를 요청할 때 항상 듣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국내 1인 미디어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지난해 국정감사 때 1인 미디어 자격으로 국회에 출입증을 신청했지만, 언론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출입증을 발급받지 못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블로거도 백악관 출입증이 발급된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1인 미디어가 출입증을 신청할 때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그가 썼던 글들을 확인 후 출입증 발급 여부를 결정한다.
 
그는 “취재의 한계를 느낄 때가 많다”며 “내가 자료 찾는 일에 더욱 시간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토로했다. 또 1인 미디어 경우 인터뷰를 하려고 해도 기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전해진다.
 

아이엠피터는 종종 자신이 썼던 글이 삭제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포털에서 해당 글이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다며 비공개처리를 한 것이다. 그는 “모든 글은 다 증명된 자료로 쓴 것이다”며 “우리나라 블로거는 건전한 비판도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아이엠피터는 1인 미디어가 자신의 문제점을 잘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을 쓰면서 빨간펜 선생님이 필요하다. 내 글에 문제가 있으면 누군가 봐주고 지적해주는 게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인 미디어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것은 중요하지만, 자신의 글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은 경계해야한다고 밝혔다.    
아이엠피터는 5년 차 1인 미디어로서 한 단계 올라서야하는 시기가 왔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자신이 ‘새누리당 전문기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새누리당을 제대로 알고 끝까지 파고든 사람은 별로 없다”며 “새누리당은 이익집단인 게 확실하다. 왜 항상 보수가 이기는지 궁금하다. 나중에 보수를 제대로 파악하는 정치 블로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독자가 찾는다
 
그는 또 지금까지 쌓아왔던 자료를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정치판은 항상 진형논리에 빠져있다.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닌 빅데이터로써 무기를 만들어 놓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정치인들의 주요 발언들을 정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1인 미디어가 당당하게 글을 쓸 수 있으며, 그 역할이 하나의 사회적 기능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min1330@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