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성완종 '산 자-죽은 자' 진실게임

2015.04.10 10:28:38 호수 0호

"10만달러 건넸다" VS "맹세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김기춘-성완종 '산자와 죽은자'의 진실게임



"저는 맹세코 그런 일이 없습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사망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10만달러 수수 주장'과 관련해 이같이 해명했다.

그는 10일, 한 매체와 통화에서 "그 분이 어떻게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맹세코 그런 일 없고, 사람이 돌아가셨으니 고인의 명복을 빌겠지만 저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은 전날 다른 매체와 전화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당시 국회의원 시절)이 독일을 방문할 때 김 전 실장에게 10만달러를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또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도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7억원을 건넸다고도 말했다.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졌고 돈을 받았다는 사람은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이른바 '사자와 생자'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셈.


성 전 회장의 이번 '10만달러 발언'은 돈을 건넨 날짜와 장소가 구체적인 점,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의 인터뷰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발언으로 자원외교 비리수사와는 별도로 김 전 실장과 허 전 실장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만약 검찰 수사과정에서 성 전 회장의 '현금 수수 발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후폭풍은 자원외교 비리수사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폭로에 대해 김 전 실장은 "전적으로 지어낸 얘기다. 본인이 없으니 어떻게 증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친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안면 정도는 있었지만 금전거래를 할 정도로 친하진 않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죽음을 앞둔 성 전 회장이 굳이 정계 유력인사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말을 지어내지는 않았을 거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성 전 회장은 800억원대의 부당지원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던 중 전날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유서를 남긴 채 홀연히 사라졌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으로 북한산 평창동 일대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일대를 방범순찰대, 기동타격대, 실종수사팀, 과학수사대, 경찰특공대 등 경력 1300여명과 수색견 및 탐지견을 투입시켜 결국 주검으로 변한 성 전 회장을 발견했다.

한편, 남겨진 유서는 유족들이 공개를 극구반대하고 있어 결국 밝혀지지 않을 공산이 커졌다. 경찰은 성 전 회장의 시신을 검안했으며, 사인이 명백하기 때문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는 따로 부검을 의뢰하지 않기로 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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