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

2010.05.25 09:32:23 호수 0호

“의장하며 남은 건…”

‘늑장’으로 시작해 ‘파행’으로 끝난 18대 전반기 국회

김형오 국회의장이 ‘말 많고 탈 많았던’ 18대 국회 전반기를 정리하고 있다. 29일로 전반기 국회의장 임기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김 의장에게 18대 국회는 잊을 수 없는 2년간의 기억을 남겼다. 그는 지난 2008년 6월2일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서 낙승을 거둬 입법부 수장 자리를 예약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촛불집회 등으로 여야가 대립하며 원구성이 늦어진 탓에 89일 만에야 개원한 ‘늑장국회’의 ‘늑깎이 의장’이 된 것.

그는 국회 본회의 첫날 재석 의원 283명 가운데 찬성 263표를 얻어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선출됐지만 여야의 대립은 ‘시작’에 불과했다. 18대 국회는 용산참사, 미디어법 논란 등을 두고 여야의 치열한 대립을 겪었으며 점거농성, 장외투쟁, 국회내 폭력사태로 안팎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여야간 치열한 대립 속에서 김 의장도 무사(?)하지 못했다. 그는 최단기간 최다 직권상정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김 의장 스스로 “2년 동안 의장하며 얻은 별명이 ‘직권상정’”이라고 푸념했을 정도다.

김 의장은 ‘직권상정’과 관련된 논란이 되풀이 되는 것을 우려, 지난 2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직권상정제도 폐지와 ‘의안 자동상정 제도’ 도입을 주장키도 했다.

그는 “의장의 직권상정은 여당으로 하여금 ‘의장을 굴복시켰다’는 승리감을 갖게 하고 야당은 ‘의장(직권상정) 때문에 우리가 졌다’는 핑계거리를 갖게 만들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국회의장은 직권상정 이후 여·야로부터 감사도 보호도 못 받고 공격과 외면의 대상이 됐다”고 직권상정의 폐해를 지적하며 “여야가 정치적 대화와 협상이라는 의회민주주의의 기본 룰을 복원하거나 아니면 국회법을 고쳐 직권상정제도 대신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의안이 회의에 회부되는 ‘의안 자동상정 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잡음’으로 시작한 18대 전반기 국회는 그 끝도 좋지 못했다. 지난 4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각종 법안을 처리하려 했지만 천안함 진상조사특위의 구성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강화 법안 처리에 대한 여야간 입장차로 무산되면서 18대 전반기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본회의마저 파행된 것.

이날 본회의가 열리지 못하자 김 의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퇴임 소회를 전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여야가 대결하면서 얻은 결론은 대화의 테이블에 앉아야 서로 살 수 있다는 것”이라며 “후반기에는 ‘여민동락’의 아름다운 국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장은 최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나라’라는 책을 펴냈으며, 임기가 마무리되면 훼손 위기에 놓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 운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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