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누리꾼보다 못해?" 당국 수사력 논란

2015.01.29 13:58:40 호수 0호

[일요시사 사회2팀] '크림빵아빠 뺑소니' "누리꾼보다 못해?" 경찰 당국 수사력 논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청주 '크림빵아빠' 뺑소니 사망 사고와 관련한 당국의 수사력이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 동영상에 담긴 용의 차량에 대한 판독이 불가능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결과가 나오고, 제보들마저 신빙성이 떨어지면서 경찰 수사도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경찰은 시민들의 잇따른 제보와 CCTV 영상 등이 단서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함에 따라 수사가 원점으로 되돌아간 모양새다.

28일, 이 사건의 전담 수사본부가 차려진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뺑소니 CCTV 화면을 분석한 결과, 차량번호를 판단하기 어렵고 영상 속의 차량도 BMW 시리즈뿐만 아니라 다른 차량과도 유사하게 관찰된다는 소견을 보내왔다.

이 동영상은 사고 현장 3㎞ 내 상가 등에 설치된 CCTV 6개 중 2개에 녹화된 것으로 BMW 차량으로 추정되는 용의 차량 뒷부분과 이 차량이 커브를 도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경찰은 화질이 선명하지 않자 국과수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지만 '판독 불가'란 결과가 나오자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뺑소니 사고의 경우 제보와 현장 증거 등이 범인 검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그동안 경찰은 제보와 증거 확보에 주력했다.

이에 사고현장 주변에 주차된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보, 분석하는 과정에서 20건이 넘는 시민들의 제보도 받았으나 차량 블랙박스는 새벽에 낀 성에 등으로 화질이 낮아 차량을 특정하지 못했다.

믿었던 국과수조차 '판독 불가' 통보
일부 누리꾼, 필터링 등으로 차 번호 식별 

또 다른 제보들 역시 뺑소니 사고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겉으로는 뺑소니 사망 사건에 이례적으로 수사본부까지 설치하는 등 검거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 차량에 대한 차종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만큼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현재 수사 중인 BMW 차량 등을 포함해 외제차·국내차에 대한 폭넓은 수사를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시일 안에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찰 수사와 당국의 증거물 분석을 비웃기라도 하듯 일부 차량관련 커뮤니티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알려진 CCTV 동영상으로 번호판을 식별해낸 사진이 떠돌고 있다.

일부 관련 종사에 관심이 많은 해당 분야의 누리꾼들이 동영상 자료를 캡처해 포토샵 등의 각종 필터링 처리로 윤곽을 강조시켜 차량의 번호판 번호를 식별해낸 것. 이 게시물에 따르면, 차량 번호는 '12하 1754'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분야의 최고기관으로 알려진 국과수조차 '판독불가' 조치를 내린 영상물을 비전문가인 누리꾼들이 알아냈다는 사실에 경찰 및 당국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충북경찰의 뺑소니 사망사고 검거율은 100%에 달할 정도로 우수해 웬만한 뺑소니 사고는 거의 범인을 잡아내곤 했는데, 이번 만 '크림빵 사건'만큼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이 같은 누리꾼들의 분석이 수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일각에서는 당국이 해당 사건을 일부러 덮기 위한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강모(29)씨는 지난 10일 오전 1시30분께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아일공업사 앞 도로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졌다.

사고 당시 그는 임신 7개월 된 아내의 임용고시 합격을 위해 화물차 일을 마치고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중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그를 '크림빵 아빠'라고 부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park1@ilyosisl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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