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인간적인 부탁

2015.01.26 10:01:33 호수 0호

"그들도 사생활이 있고 보호받아야 할 부분이 있다. 인간적으로 부탁드리고 싶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본인 및 친인척을 둘러싼 병역 문제 등 의혹에 대한 검증 문제에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법에 따라 여야 청문위원들로부터 도덕성 및 업무 자질 등에 대해 검증받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그 동안 후보자 자신은 물론, 친인척들의 인사 문제 등 구석구석 날카로운 질문과 의혹들을 제기해 문창극·김용준·안대희·김태호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들이 문턱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이명박정부 때는 2010년 8월 정운찬 총리에 이어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회동 사실이 드러나면서 청문회 도중 사퇴했다.

박근혜정부의 첫 총리 후보자로 내정됐던 김용준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부동산 투기와 자녀 병역면제 의혹 등으로 인사청문회도 열리기 전에 사퇴했다.


4·16 세월호 침몰 사건이 터진 후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하면서 총리 후보로 내정된 안대희 전 대법관은 변호사 개업 이후 거액의 소득을 올린 것이 문제가 돼 지명 6일 만에 자진사퇴하기도 했다.

특히 박근혜정부서 중도 낙마한 3명의 총리 후보자는 이전 경우와 달리 ‘후보 전원’이 청문회를 거치지 못한 첫 사례라는 오명까지 남겼다.

대통령이 지명한 국무총리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한 것은 2002년 DJ정부에서 지명된 장상, 장대환 후보자가 국회 동의를 얻지 못한 이후 12년 만으로 이번 이 후보자의 청문회는 더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후보자의 '인간적인 부탁' 발언은 다소 무책임하지 않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그는 전날(2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금독원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오후부터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고 출퇴근시 메시지 전달 및 질의응답도 없을 것"이라며 아예 빗장을 걸어잠그기도 했다.

지금껏 총리 및 국무위원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검증 문제에 대해 이처럼 '대놓고' 돌직구를 날렸던 전례는 없었다. 인사청문회서 모든 기록들을 제출하고 언론인과 의료인 등 관계자들 앞에서 공개적인 검증도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후보자로서 다소 실망스러운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3선을 지낸 이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사통과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청문회 시작 전부터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어 다소 당황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다'고 하지만,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문제 등 검증 부분에 대한 대응은 다소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 당사자가 법조계 인사이거나 언론인 출신·공무원 출신이 아닌 중진 의원이자,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 원내대표였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