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조현아가 안철수보다 낫다

2015.01.12 11:31:36 호수 0호

'조현아 사건'이 터지자 아내에게 물었다. "조현아에게 대한항공 직원들은 자신의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으로 비칠까 아니면 회사를 살찌우는 고마운 사람으로 여겨질까?"



진지하게 질문했으나 나를 바라보는 아내의 시선은 편치 않아 보인다. 그런 아내를 추궁하듯이 바라보자 정색하고 대답한다. "그걸 질문이라고 해!"

이런 경우를 두고 우문현답이라고 할 게다. 조현아가 한 짓이 명백한데 그를 두고 질문했으니 아내에게 내가 정상적으로 보일 턱이 없었다.

조현아 사건이 불거지자 '세월호 참사'가 불현듯 떠올랐다. 그 사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결코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국민소득 3만불 어쩌니 하는 시대에 도저히 상상조차 힘든 사건이었다.

그런데 왜 이 나라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을까. 나는 '정신의 후진성'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입으로만 선진을 외쳐대지만 실상을 살피면 이 나라처럼 후진 나라가 없다.

단적인 예를 하나만 들어보자. 국제 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사람들에 대한 병역혜택의 문제다. 체육 특기자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준 일은 박정희 대통령이 이 나라를 경영하던 시절 시작되었다. 국가의 변변찮은 지원과 개인적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국위를 선양하였다는 게 그 시발이었다.


그런데 지금도 그러한 일이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 이미 프로로 운영되어 일반인들보다 훨씬 좋은 여건을 겸비하고 있는 체육 특기자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직도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음은 저만치 앞서 가고 있지만 현실은 아직도 현 위치를 고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게 우리네 실정이다.

이 나라의 수준이 그러한데 그 누가 조현아에게 돌을 던지는가. 그런데 차근하게 살피면 그래도 조현아는 나은 경우다. 진심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겉으로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사과했다는 대목이 그러하다.

그녀의 진심 여부를 떠나서 우리 사회는 자신의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를 위해 안철수가 지난해에 보인 행동을 예로 들어보자.

당시 안철수는 민주당과 합당하는 과정에서 조현아의 행위를 능가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저질렀다. 자신의 멘토라 언급했던 윤여준 전 장관, 김성식 전 의원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했다.

그들과 '우리'만의 길을 가자고 확고하게 약속했었다. 그런 연유로 그들도 별로 미덥지 않지만 안철수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한순간 안철수는 '우리'의 길이 아닌 '나'만의 길을 선택했다.

이런 경우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는데, 조현아로 인해 피해 본 당사자들이 받았던 마음의 상처보다 훨씬 심한 골이 형성된다. 그런데 안철수는 어땠는가. 사과 한마디 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그 대목에서 이런 생각이 떠올랐었다. 명색이 대통령이 되겠다는 안철수의 행동을 살피면, 과연 그에게 국민은 어떤 존재일까 하는 생각 말이다. 또한 조현아만도 못한 사람들이 설쳐대는 이 나라의 현실을 살피면 서글프기까지 하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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