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보증수표 로리 매킬로이, 왜?

2014.12.08 09:47:54 호수 0호

헌 우즈는 가라~ 새 골프황제 납신다

 무서운 상승세로 자신의 시대를 열어젖힌 로리 매킬로이의 ‘파워’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매킬로이는 몰락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대체할 ‘신 골프황제’로서 위용을 점차 꽃피우고 있는 것. 매킬로이는 우즈에 버금가는 확실한 흥행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골프용품업계, 매킬로이시대 대환영
새로운 황제의 우승 비결 “결별 덕분”

스폰서·초청료 등으로 상금 6배 수확
세계랭킹 1위의 날씨 따른 모자 선택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든든한 후원자인 방송사들은 시청률 확보를 위해 그동안 타이거 우즈(39·미국)에 목을 매다시피 했다. ‘흥행 보증수표’였던 우즈의 활약에 따라 방송사의 희비는 엇갈려왔다. 그러나 이번 PGA챔피언십에서는 달랐다. 미국의 CBS방송은 우즈가 첫 탈락함에 따라 깊은 시름에 빠졌다가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의 우승 덕에 ‘대박’을 터뜨렸다.

‘대박’터뜨린
미국 CBS방송

최근 CBS는 전날 미국 전역에 생중계한 PGA챔피언십 4라운드 경기 시청률이 제이슨 더프너(37·미국)가 지난해 우승할 때 기록한 4.4%보다 36% 증가한 6.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챔피언조에서 양용은(42·KB금융그룹)이 우즈를 꺾고 우승했을 때 9.2%를 기록한 이래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필 미켈슨(44)과 리키 파울러(25·이상 미국)가 매킬로이와 막판까지 팽팽한 우승 경쟁을 펼친 데다, 매킬로이가 우즈에 버금가는 화끈한 골프를 구사한 게 시청자들을 TV앞으로 불러 모았다는 분석이다. 이는 ‘우즈가 빠지면 흥행이 안된다’는 공식을 깨면서 매킬로이 체제로의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매킬로이의 ‘롱런’ 여부도 관심사다. 메이저 18승을 올린 잭 니클라우스(74·미국)는 “앞으로 메이저대회에서 15~20승을 기록할 비상한 재능을 가진 선수”라며 매킬로이를 극찬했다.
실제 최근 한달 동안 보여준 매킬로이의 경기력과 무서운 상승세를 놓고 볼 때 당분간 독주체제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매킬로이는 3개 대회 우승상금으로만 500만달러에 육박하는 거금을 벌었고, PGA투어와 유럽골프투어의 정규시즌 상금왕을 사실상 확정했다. 연말 올해의 선수상 등 각종 시상식도 휩쓸 것으로 보인다.
매킬로이 상승세의 원동력은 공교롭게도 우즈와 상반된 행동 덕분이란 분석도 있다. 2009년 말 불륜스캔들과 이혼파동을 겪은 우즈는 지난해 가까스로 재기했지만 올해엔 부상으로 다시 몰락했다.
2012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매킬로이 역시 테니스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4·덴마크)와 사귀면서 2013년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올 초 약혼과 결혼 발표까지 했지만 성적 부진이 이어지자 매킬로이는 지난 6월 스코틀랜드 오픈 직전 파혼을 발표하면서 골프에만 전념할 뜻을 밝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일방적인 파혼으로 주위의 비난을 샀지만 매킬로이는 스코티시오픈 우승에 이어 브리티시오픈 제패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과 PGA챔피언십까지 내리 우승하면서 골프선수로서 자신의 결정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한편 골프용품업계도 매킬로이시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우즈의 부진과 함께 골프업계에도 불황이 닥쳐왔다. 스포츠용품사인 딕스는 최근 500명의 프로선수를 해고했고, 아디다스골프 역시 지난 7월 올해 예상 매출액이 18%가 줄어들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나이키 역시 불황 속에 매출은 늘지 않았지만 지난해 계약한 매킬로이의 최근 상승세로 올해 매출은 지난해 매출(7억9200만달러)과 엇비슷한 7억8900만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의 우승비결은 무엇일까.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최근 매킬로이가 특별한 우승비결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다름 아닌 연인이었던 테니스 스타 캐롤린 워즈니아키와의 최근 결별이 도움됐다는 것.
매킬로이는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이 골프에는 도움이 된 것 같다. 더 많은 시간을 훈련에 할애할 수 있었다. 더 할 일이 뭐가 있었겠는가? 골프코스에 가거나 체육관에 가는 것이 내 인생의 전부였다”면서 우울한 미소를 지었다. 매킬로이는 결별의 아픔을 훈련으로 승화시켰던 셈이다.
그는 “난 정말 지난 몇 달 동안 전보다 훨씬 더 열심히 훈련했다. 경기에 내 모든 것을 걸었다. 그랬더니 훨씬 기량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계속했다. 난 항상 스피드와 파워는 좋았지만 스윙의 안정감이나 체력이 떨어졌다. 지난 8주 동안 근육량을 3kg 늘렸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니 훨씬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매킬로이가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귀기 전까지는 당분간 그의 전성시대가 계속될 전망이다.
올 시즌 디오픈에서 우승한 매킬로이는 상금으로 97만5000파운드를 받았다. 우리 돈으로 17억원이나 되는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그러나 이걸로 끝이 아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매체 <SB네이션>은 “메이저 우승은 부가가치가 엄청나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디오픈 우승자인 필 미켈슨보다 더 많은 돈을 코스 밖에서 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디오픈 우승자인 필 미켈슨은 소속사인 캘러웨이에서 100만달러(약 10억2000만원)의 보너스를 받았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세계랭킹 1위 애덤 스콧(34·호주)은 광고 계약 등으로 약 300만달러(약 30억8000만원)의 추가수입을 올렸다. 2003년 US오픈 우승자인 짐 퓨릭(44·미국)의 에이전트인 앤드루 위틀립은 “메이저 우승은 횡재나 다름없다. 우승하는 순간 선수들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게 되고 초청료도 껑충 뛴다”고 했다.
매킬로이도 예외가 아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상금(260만달러·약 26억7000만원)과 스폰서 수입(1800만달러·약 185억원) 등으로 골프선수 가운데 수입 6위(2060만달러·약 211억원)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잭 니클라우스(당시 23세), 타이거 우즈(당시 24세)에 이어 세 번째로 25세 이전에 메이저 3승을 거두면서 위상이 달라지게 됐다. 주요 외신들은 “매킬로이는 우즈의 시대가 가고 자신의 시대가 왔다는 것을 입증했다”라고 평했다.
매킬로이는 수입 면에서도 우즈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우즈는 지난해 PGA투어 5승을 거두면서 상금으로만 1209만달러(약 124억원)를 벌었다. 코스 밖에서는 스폰서와 초청료 등으로 상금의 6배에 달하는 7100만달러(약 729억원)를 벌어 수입 1위(8309만달러·약 853억원)를 차지했다.

여친보단 골프
탁월한 선택

아들의 우승으로 아버지 개리 매킬로이도 잭팟의 주인공이 됐다. 개리는 지난 2004년에 아들이 26세 전에 디오픈에서 우승(500대1의 배당률)한다는데 200파운드(약 35만원)를 걸었다. 2005년에는 친구 두 명과 함께 아들이 2015년(250대1)과 50세 이전(150대1)에 디오픈에서 우승한다는 데 400파운드(약 70만원)를 베팅했다. 낮에는 바텐더로, 밤에는 청소를 했던 그에게는 매우 큰돈이었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그는 베팅금액의 300배에 달하는 18만파운드(약 3억1500만원)의 로또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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